이승엽(41·삼성)의 은퇴 투어가 10일 시작되면서 KBO리그 구단들은 소박하면서도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승엽은 이날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원정 경기를 기점으로 은퇴 투어를 한다.

한화는 오후 5시 30분부터 홍보관에서 한화키즈클럽 어린이팬 36명을 위한 이승엽 팬 사인회를 연다. 오후 6시부터 10분 동안 이승엽 관련 영상을 전광판에 내보내고 한화 구단은 은퇴 기념 선물을, 한화 선수단은 기념품을 이승엽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승엽이 첫 타석에 나설 때 선수 소개도 특별하게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이상의 행사는 없다. 승부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승엽은 경기 중에 은퇴 투어 관련 행사를 여는 걸 조심스러워했다. 소속팀인 삼성의 은퇴식까지 총 10차례의 행사가 열리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는 각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이승엽의 은퇴를 기념하는 데 기꺼이 동참하면서도 은퇴식 없이 팀을 떠났던 소속 선수들을 생각하면 행사를 화려하게 열기가 쉽지 않다.

한화가 은퇴 행사의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다른 구단들 앞엔 인상 깊으면서도 소박한 행사를 열어야 한다는 과제가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