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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 국내
그래, 이제 맞으면서 축구 할 시기는 지났다.
출처:다음스포츠|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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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신태용 감독이 새롭게 대표팀의 수장이 됐다. 그리고 8일 후, 신 감독과 함께할 코치진이 발표됐다. 전경준, 김남일, 차두리, 김해운, 이재홍.



“(코칭스텝 구성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고 있다.”

신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다. 그리고 이번 코칭스텝 구성에서 고심의 흔적이 느껴진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하고 함께 일 하기 편한 대신, 확실한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는 사람을 선임했다. 2015년 리우 올림픽 예선부터 신 감독과 함께한 전경준 코치는 전략적 세밀함과 세트피스 구성의 스페셜리스트다. 김해운 골키퍼 코치는 과거 성남 시절 신 감독과 함께 필드를 누볐고 이재홍 코치는 한국 피지컬 코치계의 선두 주자다. 김남일, 차두리 코치는 코칭스텝과 선수의 연결고리다. 특히 이들의 월드컵 출전 경험은 현재 대표팀 드레싱룸의 공기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마음 같으면 지금 들어가서 바로 ‘빠따‘라도 좀 치고 싶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남일 코치의 거침없는 발언이 화제다.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말이지만 많은 축구팬들은 그의 발언에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느꼈을 것이다. 김남일 코치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고요. 어떤 마음을 갖고 경기장에 나가야 되는지를 후배들한테 좀 전해주고 싶습니다.“



‘빠따’

나를 비롯한 선수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그런데 이 단어가 요즘 가볍게라도 대표팀 단계에서 나오는 것을 보니 왠지 조금 신기하다. 직전 칼럼에서 얘기했듯이 “신태용 카드는 러시아 월드컵 이후로 아껴두고, 이번에는 국내 베테랑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본선까지 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했다. 어쩌면 한 세대만 빨랐어도 이 방법에 통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K리거들은 물론,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의식은 과거와 많은 차이가 있다. 김남일 코치의 말이 정답에 가깝다.

“시대가 변했다.”



# 빠따에 대한 에피소드

나는 7살 때 프랑스에서 처음 축구를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시절 그곳에서 축구를 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심지어 경기가 잘 안되는 날도 기분만 나쁠 뿐이지 축구는 언제나 재밌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 중고교 단계부터 엘리트 학원 축구를 했다. 난생처음 합숙도 하고 기합도 받아봤으며 빠따도 맞아봤다. 쉽게 얘기하면 축구를 맞으면서도 해봤고, 맞지 않으면서도 해봤다. 빠따 맞은게 결코 자랑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자로서 느낀 점이 많고 에피소드도 많다.

고등학교 신입생 시절, 한달 간의 동계 훈련이 나의 첫 장기 합숙 훈련이였다. 저학년부에서 스토브리그에 출전하며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는데, 훈련 마지막 날, 한 동료가 선배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우리 학년은 단체로 빠따를 맞았다. 당시 나는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동계 훈련이 끝나고 주어진 4일 간의 짧은 휴가동안 머릿속이 복잡했다. 처음으로 ‘축구를 계속해야 하나?’에 대해 고민했다. 결국 어떠한 연락도 없이 나 혼자 3일 늦게 팀에 합류했다. 새파란 신입생이 연락도 없이 무단으로 3일간 훈련을 빠진 것이다.

혼자 뒤늦게 숙소에 들어온 날을 기억한다. 선배들은 모두 나를 어이없게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우리 학년을 집합시켜 빠따를 때릴 기세였다. 그 때, 3학년 주장 선배가 나를 감쌌다.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우선 함께 감독님 뵙고 말씀드리자.”

감독님과 마주한 자리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동계훈련 때 스스로 만족할만큼 열심히 했고 성과도 좋았습니다. 4일로는 휴식도 충분치 않고 무엇보다 마지막 날 빠따 사건 때문에 앞으로 선수 생활에 대해 걱정이 듭니다. 그래서 생각 좀 하고 휴식도 하다보니 늦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다. 행동에 대한 근거는 있었으나 분명한 무단 행동이다. 그런데 감독님과 주장은 내 얘기를 듣더니 껄껄 웃었다.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그럴수 있다며, 감독님은 주장에게 이 일로 태륭이가 선배들에게 미움받지 않게 잘 조치하라고 했다. 주장은 적극적으로 나의 행동에 독이 오른 몇몇 선배들을 다독이고 이해시켰다. 나는 덕분에 빠따 없이 꽤 순조롭게 적응했다. 만약 그 때 맞았다면 난 바로 축구를 그만 뒀을 것이고 지금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 우리 팀의 주장은 김희호. 한국 최초로 UEFA 코칭 A 라이언스를 획득한 지도자이며 현재 성남FC 코치를 맡고 있다.

# 코칭, 그리고 빠따와 체벌

김희호 코치는 부상으로 대학 시절 축구화를 벗었다. 그는 곧바로 유럽으로 눈을 돌려 지도자를 준비했다. 그리고 웨일스 카디프 대학에서 지도과학 (Coaching science)을 공부하며 ‘체벌’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연구했다. 방대한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강한 강요나 신체적 고통을 주며 전달한 배움의 효과는 크지 않고 지속성도 짧다. 지도자가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하여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코칭 효과는 훨씬 커진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 결과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단어는 ‘지속성’이다. 체벌을 통한 배움의 효과는 지속성이 짧다고 했다. 그렇다면 짧아도 효과는 있는 것일까?

선후배 관계가 아닌 지도자와 선수 관계로 돌이켜보면 선수의 생활 태도에 문제가 있거나 경기장에서 지도자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을 때, 체벌(빠따)을 받았다. 사실 지도자가 코칭 방법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그 방법은 체벌로 이어진다. 언급 한 것 처럼 나는 축구를 맞으면서 해보기도 했고 맞지 않으면서도 해봤다. 그리고 지도자와 선수의 심정을 모두 느껴봤다.

체벌은 분명 하나의 방법이다. 지도자가 모든 방법을 동원했는데 선수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결국 무력을 사용했는데 선수가 이해했다면 체벌 또한 하나의 지도 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코칭의 대원칙은 ‘이해’다. 선수가 이해를 하면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실수할 확률이 줄어든다. 지도 방법에 대한 지속성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다. 체벌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받으면 이해는커녕 대답하기 급급했다. 그래서 눈 앞에 번개가 몇 차례 튀는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머릿속은 하얗게 변했다. 경기장에서 이루어지는 체벌에 의한 메시지 전달은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 생활, 그리고 빠따와 체벌

축구 때문에 맞은 경우도 있었지만 사실 축구 외적으로 더 많이 맞았다. 집합해서 빠따를 맞는 이유는 매우 다양했다. 악당 선배들이 작은 꼬투리를 문제 삼아 괴롭히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가끔은 맞고 난 뒤, 오히려 반성감에 마음이 후련하고 가슴 속이 뜨거워 질 때도 있었다. 숙소 생활의 규정을 어겼을 때, 스스로 자기 관리에 소홀 했을 때 선배들에게 따끔한 빠따를 맞으면 그런 느낌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실 일본이나 독일에서도 코칭의 방법으로 체벌이 사용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시기와 문화를 떠나 위에서 다룬 것처럼 지속성은 떨어진다. 이는 결국 지도자 인격의 문제다. 하지만 생활에서는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르게 여겨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경험한 프랑스에서는 코칭과 생활, 어떤 면에서도 지도자나 선배의 체벌(빠따)은 존재하지 않았다. 코칭 할 때, 지도자의 몇차례 반복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수가 이해하지 못하면 지도자는 그 선수를 포기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선수는 그 그룹에서 낙오됐다. 생활에서도 선수가 규정을 어기면 벌금이나 출전 제한 등 으로 선수에게 페널티를 적용했다. 마찬가지로 선수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과감하게 손을 놔버렸다.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요소지만, 유럽 쪽이 보다 냉정하게 느껴진다. 현재 내가 단장을 맡고 있는 독립구단 TNT FC 의 감독 마리오 레모스는 포르투갈 출신이다. 그런데 한 번은 어떤 선수의 플레이가 불만족스러워, 그 선수를 이해시키기 위해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코칭 메시지를 전달했다. 열을 내는 나를 보며 마리오 감독이 말했다.

“뭐하러 그렇게 화를 내? 기회 두세번 더 주고 그 때도 안되면 저 친구는 우리와 같이 못가는 거지.”

‘빠따’ 문화를 정당화 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아주 가끔은 ‘빠따’가 주는 아픈 따뜻함이 기억난다. 학원 축구에서 20년 넘게 지도자 생활을 한 어떤 베테랑 감독이 말했다.

“단체 생활하면서 빠따도 맞고 기합도 받으며 같이 고생하다보면 공동체 의식이 생긴다고. 그런데 그 의식이 바로 팀이 힘들고 고비에 놓이면 강한 응집력으로 발휘된다고.“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결코 부정하기는 어려운 말이다.



# 변화의 시기

맞다, 시대가 변했다. 그런데 100% 변한 것은 아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대표팀에서 누군가 ‘빠따’를 든다면 누군가에게는 단기적인 효과가 날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역효과가 날 것이다. 현재 한국 축구는 격동의 시기다. 대표팀에는 국적은 같지만 재각각 다른 환경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모여있고, 국내 유스 축구 역시 학원부와 클럽부가 아직은 조금 불편하게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칭 방법에 정답은 없다. 누구에게, 어떤 시기에, 어떻게 그 메시지가 전달되느냐에 따라 효과에는 차이가 있다. 팀을 구성하는 선수들의 케릭터가 다양하다면, 코칭스텝들도 신태용호처럼 그에 맞춰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떠난 후, 그동안 대표팀 내부 분위기에 관련된 몇 가지 부정적인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됐다. 한 중고참 선수는 과거에 비해 대표팀에서 선수들끼리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것은 새로운 대표팀 코칭스텝이 한번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팀의 분위기와 질서의 중심에는 코칭스텝이 있어야 한다.

속된 말로 이제 맞으면서 축구 할 시기는 지났다. 그런데 이것이 진정한 효과를 거두려면 코칭스텝도 선수에게도 그에 적합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때려서라도 가르쳐야지.’ 는 지도자 그리고 교육자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최선을 다해 지도했으나 재능이 부족한 선수에게는 사실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또한 지도자에게 필요한 용기다.

선수 역시 본질을 간직해야 한다. 개인 성향에 따라 이제는 유럽처럼 지도자와 선수가 ‘동업자’라는 의식을 갖는 선수가 여럿 있다. 물론 동업자도 맞지만 동시에 자신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인생의 선배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 좋은 선배의 소중한 조언을 너무 쉽게 흘려버리는 선수도 있다. 물론 다 세겨들을 필요는 없겠지만, 분명한 건 그 조언을 기억하는 선수들은 선수 생활에서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극복해냈다.

학원 축구, 실업 축구, 프로 축구, 대표팀까지.

어느 곳에서든 이 말은 진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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