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빛나는 위기관리능력으로 시즌 3승째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어메리칸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을 8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이날 타선이 폭발해 10-2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지난달 1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승리 이후 30일 만에 시즌 3승(6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4.42에서 4.35로 낮아졌다.

사실 투구내용이 썩 좋았다고 보긴 어려웠다.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실점 위기에 몰렸다. 5이닝을 던지면서 투구수는 105개나 됐다. 1회와 2회 각각 25개씩 공을 던졌다.

3회에는 연속 3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 몰린 뒤 밀어내기 볼넷까지 허용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밀어내기로 실점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저스는 일찌감치 불펜투수를 대기시켰다. 다저스 타선이 3회초 5점을 뽑아 여유있게 앞선 상황이었다. 그만큼 류현진이 불안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 최대 고비는 3회말 밀어내기 실점 이후 계속된 무사 만루 상황이었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5위(18개) 스콧 쉐블러를 유격수 직선타구로 잡아내 한 고비를 넘겼다. 이어 호세 페라사의 직선 타구를 직접 잡아 포수에게 송구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켰다.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은 곧바로 1루로 공을 던져 병살타로 연결해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사실 쉐블러의 유격수 직선타구나 페라사의 투수 앞 땅볼 병살타 모두 배트 중심에 잘 맞은 타구였다. 류현진이 잘 막은 것도 있지만 행운도 그의 편이었다.

류현진은 4회와 5회에도 각각 3루타와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루상에 주자가 있을 때마다 류현진의 집중력은 빛을 발했다.

주목할 부분은 류현진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구속이 빨라졌다는 점이다. 3회까지 류현진의 빠른공 구속은 대부분 90마일(약 144km)에 미치지 못했다. 빠른공으로 타자를 제압하지 못하다보니 커브, 체인지업, 커터 등 변화구가 구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5회 들어선 빠른공 구속이 92~93마일 수준으로 올라섰다. 어깨가 풀리면서 경기 후반에는 자신있게 빠른공을 던졌다. 앞으로 더 나은 빠른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유격수 실책, 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한 뒤 모두 홈을 밟는 등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을 줬다. 류현진이 프로 무대에서 한 경기에 2득점 이상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힘든 경기였다"라고 인정한 뒤 "실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고, 최대한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 측면에서는 잘해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4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회복한 류현진이 본격적으로 탄탄대로를 타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