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끝판왕‘ 오승환(35)이 본격적인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는 올해에는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있을까.

오승환은 12일(한국시간) 현재 내셔널리그(NL) 최다 세이브 부문에서 3위(15세이브)에 자리했다. 이 부문 1위는 23세이브를 수확한 그레그 홀랜드(콜로라도 로키스)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소방수 페르난도 로드니가 16세이브를 거둬 오승환보다 한 계단 높은 2위에 있으나 평균자책점이 5.56으로 올스타로 뽑히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3.10을 올린 오승환은 때때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으나 벤치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즌 시작부터 카디널스의 뒷문을 비교적 큰 탈 없이 지켜왔다.

오승환과 올스타 출전을 다툴 NL의 마무리 후보로는 홀랜드를 필두로 시카고 컵스의 웨이드 데이비스(2승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21), 신시내티 레즈의 라이젤 이글레시아스(2승 1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69),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켄리 얀선(4승 11세이브, 평균자책점 1.03) 등이 있다.

객관적인 지표에서 오승환의 성적이 경쟁자보다 밀리는 게 사실이다. 다만, 오승환이 올스타전 직전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겨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탠다면 올스타 출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난전 양상인 NL 중부지구에서 세인트루이스는 3위를 달린다. 최근 충격의 7연패로 코치진을 물갈이한 세인트루이스는 이후 3연승을 거두고 지구 선두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세인트루이스 불펜이 평균자책점(4.80) 순위에서 NL 15개 팀 중 13위로 처진 점을 고려하면 동료의 덕을 거의 보지 못한 오승환이 15세이브를 건진 게 어찌 보면 용하다.

이와 달리 오승환의 올스타 경쟁자들 소속팀은 구원진 평균자책점 순위 상위권에 포진했다.

투수를 제외한 NL 8개 포지션 올스타는 팬들의 투표로 뽑힌다.

지난해 NL 챔피언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시카고 컵스의 조 매든 감독이 올해 NL 올스타 투수 선발을 좌우한다.

작년 시즌 중반 부진한 트레버 로즌솔을 대신해 카디널스의 마무리를 꿰찬 오승환은 아깝게 올스타에 뽑히지 못했다. 뒤늦은 출발로 세이브 수가 경쟁자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NL 올스타에 선정된 투수 14명 중 불펜 투수는 얀선, 로드니, 제우리스 파밀리아, 마크 멀랜슨, AJ 라모스 등 5명으로 모두 소속팀의 소방수였다.

당시 오승환의 탈락을 두고 NL 올스타를 지휘한 테리 콜린스 뉴욕 메츠 감독이 단순히 세이브 성적만을 놓고 순서대로 불펜 투수를 구성했다는 미국 언론의 비판이 나왔다.

매든 감독의 선정 기준은 콜린스 감독과 다르겠지만, 세이브 수가 주요 척도라면 오승환이 올해엔 최고의 별들과 한 팀에서 뛰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결국, 오승환이 지난 5월 보여 준 막강한 구위를 회복해 세이브 추가 행진에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느냐에 올스타 선발 여부가 달렸다. 오승환은 5월에 6세이브, 평균자책점 1.38을 올렸다.

올해로 88회를 맞이하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7월 12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