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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프리뷰] 베네수엘라와 잉글랜드, 어느 팀이 새 역사 쓸까
출처:오마이뉴스|2017-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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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기억될 팀은 단 하나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우승 트로피의 향방이 오늘 가려진다.

"우리는 우승을 위해 왔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다."
"축구에선 우승팀만 기억한다. 우리가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

두 감독의 포부는 같았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목표는 우승 뿐이었다. 극적인 드라마를 쓰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승승장구하며 달려온 잉글랜드까지 정상을 위해 단 한 경기가 남았다. 두 팀 중 어느 팀이 우승해도 첫 우승인 만큼 그들의 꿈은 간절하고 소중하다. 그러나 한 팀은 2년 뒤를 바라봐야 하는 축구의 세계는 커봤자 20세의 어린 선수들에겐 잔인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은 첫 결승의 설렘과 떨림을 안고 잔디에 올라선다.

힘겨운 토너먼트 돌파한 베네수엘라 vs. 본선에서 더 탄탄해진 잉글랜드

베네수엘라는 천신만고 끝에 결승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독일, 멕시코를 연파하며 3전 전승으로 B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쉽지 않은 승부가 이어졌다. 16강과 8강에서 각각 일본과 미국을 만나 연장전을 치렀고 4강 우루과이 전에서도 120분을 뛰고 승부차기로 결승에 올랐다. 열흘 사이에 360분을 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시기다. 그러나 팀의 기세는 이와 상반된다. 지난 목요일,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우루과이에게 골을 내주며 1-0으로 끌려갔지만, 후반 종료 직전 천금같은 동점골과 함께 토너먼트에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잉글랜드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비교적 수월하게 나서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기니와 1-1로 비기며 잠시 우려를 샀다. 그렇지만 걱정도 잠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꺾은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듯 잉글랜드는 금방 제 모습을 되찾았다. 대한민국을 꺾고 A조 1위로 진출한 이후 세 경기에서 탄탄한 경기를 펼쳤다. 한 차례 어려움은 있었다. 4강 이탈리아 전에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 내내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중반 동점골을 시작으로 30분 동안 내리 3골을 뽑아내며 승리를 거뒀다. 모든 경기를 연장 없이 치르며 체력을 덜 소모했다.

 

 

‘페냐란다 프리롤‘로 다양한 공격 꾀하는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두다멜 감독은 대회 내내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왼쪽 윙에 아달베르토 페냐란다를 배치했지만 실질적으로 프리롤 역할을 주며 대회 내내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베네수엘라가 지난 6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공격적이었다. 안정적으로 역습을 꾀하기보다 라인을 올리고 풀백의 오버래핑으로 볼 소유권을 늘렸다. 베네수엘라는 이 같은 모습으로 이번 대회 14골을 넣으며 최다 골을 기록하고 있다.

[Strength]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테크닉과 스피드, 증명된 세트 피스 공격

베네수엘라 공격진의 가장 큰 강점은 테크닉과 스피드다. 1, 2선에서 뛰는 4명의 선수 모두가 상대 선수 한 두 명을 제칠 수 있는 개인기를 갖췄으며 이는 결정적인 득점 찬스로 연결됐다. 이 점을 가장 잘 보여준 장면이 독일 전 두 번째 득점이다. 페냐란다가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흐트러뜨린 뒤 세르히오 코르도바에게 연결하자 노마크 찬스에서 자유로운 슈팅이 가능해졌다. 페냐란다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이런 장면을 많이 연출했고 결승에서도 주된 공격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한 가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트 피스에서 4골을 기록하며 높이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연장까지 어려운 승부를 펼친 일본 전과 미국 전 모두 세트 피스로 결승골을 기록했고 우루과이에게도 직접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잘 짜여진 전략과 선수들의 높이도 한 몫 하지만 골문 바로 앞으로 가는 정확한 킥이 매섭다. 매 경기 결정적인 찬스가 나온 만큼 잉글랜드는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

[Weakness] 중앙 수비수의 부족한 집중력, 역습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전술

중앙 수비진은 베네수엘라의 취약점이다. 주로 윌리암스 벨라스케스와 나우엘 페라리시로 구성되는데,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상대 공격수를 놓치면서 위험한 상황에 자주 노출됐다. 이 두 선수는 벨라스케스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4강을 제외한 5경기에서 항상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5경기 1실점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다. 다만 경기 내적으로 보면 이 같은 성과는 수비진의 활약이 아닌 윌케르 파리녜스 골키퍼의 선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측면에서 상대가 들어올 때 중앙 수비가 측면으로 따라가면서 중앙의 선수를 놓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측면이 강한 잉글랜드에게 끌려 나가서는 이길 수 없다.

풀백이 공격에 자주 가담하고 전체적인 라인을 높이는 전술 특성 상 베네수엘라는 역습에 약한 모습을 몇 차례 보여줬다. 미드필더의 백업으로 중앙에서 공격을 막거나 파리녜스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긴 해왔지만 언제나 이런 모습을 기대할 순 없다. 특히 체력이 떨어질 무렵이면서 상대의 조커가 투입되는 후반 중반부터는 역습 한 방이 치명적이다.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오버래핑 속에서 풀백이 적당한 선을 찾는 모습이 필요하다.

[Ace] 아달베르토 페냐란다
[Key Player] 사무엘 소사

아달베르토 페냐란다는 2골 3도움으로 이번 대회 공격 포인트 2위에 올랐다. 프리롤 역할을 부여받은 그는 베네수엘라 공격의 축이다. 앞서 말했듯 테크닉이 뛰어나 상대 수비를 벗길 수 있고 이에 더해 킥도 뛰어나다. 특히 멕시코 전 하프라인을 조금 넘어 최전방의 코르도바에게 연결시키며 도움을 올렸는데, 이 패스 하나로 상대 수비 5명을 무력화시켰다.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예측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다양한 플레이를 만든다.

베네수엘라는 잉글랜드보다 상대적 열세에 있다. 물론 우루과이 전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왔듯이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6강 일본 전에서 그랬듯이 중원을 내준다면 제대로 된 공격을 보여주기 어렵다. 그렇다면 조커 투입이 예상되는 사무엘 소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다. 이미 소사는 우루과이 전 프리킥으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긴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그가 들어온 이후가 기대된다.

 

 

‘방향 잡은 잉글랜드, 탄탄한 수비에 크로스 한 방

잉글랜드의 폴 심슨 감독은 지난 6경기에서 다양한 선수를 기용했다. 그러나 선수 구성만 바뀌었을 뿐 포메이션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지난 경기처럼 4-2-3-1을 택할 전망이다.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가장 효과적인 공격은 측면 크로스였다. 뒷공간은 탄탄하게 막은 뒤 윙어나 풀백이 중앙으로 공을 넘기면서 대부분의 골이 만들어졌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운영으로 본선을 어려움 없이 통과했다.

[Strength] 위력적인 측면 크로스, 다양한 전략이 가능한 폭 넓은 선수층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는 대부분의 골을 측면 크로스를 통해 만들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잉글랜드에겐 가장 성공적이고 위력적인 공격 루트다. 또 중앙에 높은 선수를 세워 놓고 단순하게 올리는 것이 아니라 낮은 크로스, 얼리 크로스 등 공격수에게 알맞은 패스를 전달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아르헨티나 전부터 코스타리카 전, 이탈리아 전까지 많은 경기에서 이 패턴의 성공률이 증명됐다. 중앙 수비가 약한 베네수엘라에게 어쩌면 치명적인 공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는 조별 리그에서 2선에 다양한 조합을 맞춰봤다. 16강부터는 아데몰라 루크먼, 도미닉 솔란케, 키메런 도웰로 굳혀졌지만, 이전에 나온 세이 오조, 에인슬리 메잇랜드-나일스도 꽤 좋은 옵션이다. 고정적으로 나오는 베네수엘라에 비해 선수층이 두터운 만큼 심슨 감독은 상대에 맞춰 대응이 가능하다. 로테이션으로 비축해 온 체력도 장기전이 됐을 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Weakness] 많은 득점 기회에 어울리지 않는 골 결정력, 조금은 미숙한 수비 라인 간의 호흡

잉글랜드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골 결정력이다. 잉글랜드는 뛰어난 공격진을 바탕으로 과감한 슈팅을 자주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어떤 위치에서든 날카로운 슈팅이 들어가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케 했지만 조금씩 골문을 벗어나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크로스를 통해 흘러나온 공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았다. 자칫 경기를 지배하고도 선제골을 넣지 못한다면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는 요소다.

그동안의 경기력을 보아 잉글랜드는 골 결정력만 해결하면 다른 큰 문제는 없다. 굳이 꼽자면 수비 라인의 호흡이 아쉬운데, 조별 리그 기니전에서 그 문제가 자주 나타났다. 먼저, 수비수와 골키퍼의 소통이 부족했다. 빌드업 과정에서 거리 유지가 되지 않아 백 패스가 자책골로 연결됐다. 다른 문제는 포백 라인의 오프사이드 트랩이 완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비에서의 실수를 줄이는 게 승리의 열쇠다.

[Ace] 아데몰라 루크먼
[Key Player] 도미닉 솔란케

에버턴에서 뛰고 있는 루크먼은 어린 나이에도 1군 무대에 출전하고 있다. 주로 측면에서 뛰는 그는 빠른 발과 발재간으로 공격 기회를 만든다. 골문에서의 결정력도 좋아 지금까지 3골을 기록 중이다. 코스타리카 전 선제골과 결승골로 팀을 8강에 올리고 지난 이탈리아 전에서도 결승골을 만들었다.

솔란케는 큰 경기에서 자신을 증명했다. 조별리그에선 기대에 못 미쳤다. 첫 두 경기에서 페널티킥 득점을 제외하곤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3차전에서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본선을 거치며 기량이 올라왔다. 8강에서 멕시코에게 결승골을 넣고 4강 이탈리아 전에서도 동점골과 쐐기골로 큰 경기 체질임을 보여줬다. 결승전에서도 잉글랜드 공격의 중심에서 10번 역할을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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