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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 국내
英전서 확인한 숙제, 승호-승우 부재의 진짜 의미
출처:풋볼리스트|201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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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잉글랜드전에 로테이션을 공언했다. 공격의 핵심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백승호(20)와 이승우(19)를 쉬게 하겠다고 미리 밝혔다.

대재적인 변화는 없었다. 폴 심슨 잉글랜드 감독은 "한국이 이미 16강을 진출해 더 많은 선수를 바꿀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실제론 두 선수 외에 큰 변화는 없었다. 이진현 대신 한찬희가 중원에 선발 출전했다. 조영욱은 그대로 공격수로 나섰다. 하승운이 이승우 자리를 본 것 외에 이정문이 센터백 포지션에 추가됐으나 로테이션 의미 보다 피지컬이 좋은 잉글랜드에 대응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지난 두 경기와 경기력 차이가 있었다. 공격 전개 과정의 밀도와 파괴력이 부족했다. 조영욱이 전방에서 분투했으나 빌드업이 매끄럽지 않았고, 마무리 슈팅의 위력도 떨어졌다. 결국 후반 12분 이진현과 이승우가 들어가고 한찬희와 하승운이 내려왔다. 후반 34분에 마지막 교체 카드로 임민혁이 빠지고 백승호가 투입됐다.

#승호-승우 들어가니 살아난 경기력, 현장의 해석

기존 주전 공격진이 투입되면서 공격 작업이 개선됐다. 후반 18분이 이승우가 연거푸 슈팅을 시도하며 잉글랜드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26분에는 이진현으로부터 시작된 패스가 이승모를 거쳐 이상민의 문전 슈팅으로 이어졌으나 골키퍼 우드의 선방에 막혔다. 백승호 투입 이후 잉글랜드 수비는 파울로 한국의 빌드업을 저지해야 했다. 공 소유 과정에 안정감이 높아졌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백승호 이승우 투입 효과가 절대적인 기량으로 인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두 선수 부재 상황의 경기력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둘의 의존도를 인정하는 것은 팀 분위기에 좋을 리 없다.

"백승호와 이승우 들어갔을 때는, 사실 둘의 존재로 인해 상대가 중압감을 받고 마음대로 공격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도 잘해줘서 걱정하지 않았다. 후반전에 지고 있다보니 더 밀어 붙이는 타이밍이라 경기력에 차이가 보인 것은 있지만, 실제론 기존에 뛰던 선수들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폴 심슨 잉글랜드 감독은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입장이다. 심슨 감독 역시 바르사 듀오의 투입 이후 살아난 한국의 기세를 다른 부분에서 찾았다.

"두 선수가 들어오고 나서 팬들이 더 즐기더라. 기존 11명의 선발 선수들이 뛸 때도 팬들이 열심히 응원했지만, 두 선수의 투입 시점에 응원 데시벨이 더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팀은 더 긍정적으로 뛰었고, 전진할 수 있었으며, 창조적인 플레이가 나왔다. 우리는 그래도 우리의 방식으로 경기를 잘 지배해서 만족한다."

백승호 이승우가 기량적 측면에서 나은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만이 결정적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둘의 가세가 경기 흐름상, 전술상, 그리고 팬들의 응원 함성을 높인 정신적인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실제로 선수들의 반응도 그랬다.

수비수 정태욱은 "모든 선수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승우, 승호라고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교체로) 들어와서 열심히 해주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축구 경기에서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정태욱은 세 명의 주전 공격진의 투입 이후 몰아치는 와중에도 득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신력도, 체력도 문제가 아니고 집중력이 부족했다. 마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집중력이 부족했다." 마무리 집중력은 차분함과 침착함에서 나온다. 백승호와 이승우는 플레이의 전개 과정과 마무리 과정에서 집중력이 더 높다. 여기서 차이를 만든다.

#승호-승우의 특별함, 잉글랜드전서 확인한 진짜 숙제

지난 두 경기 승리과정에서도 한국이 지배하는 경기를 했던 것은 아니다. 기니전도 초반에는 수세에 몰렸다. 아르헨티나전도 실제론 경기 내내 밀렸고, 역습 과정에서 반짝했다. 기니전과 아르헨티나전 모두 팀 전체가 조직적으로 잘 대응한 뒤 마무리 과정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여 기선을 제압했다.

잉글랜드전 역시 수세에 몰리면서도 실점은 빨리 내주지 않았다. 후반 11분에 와서야 키어런 도월에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골대 강타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지만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과 더불어 팀이 강한 정신으로 실점 위기를 버텼다.

공격 전개 과정의 집중력 부족이 지난 두 경기와 차이였다. 이 부분이 좋았다면 최소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 조 1위라는 애초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었다. 신태용호는 공격적인 축구로 성적을 내길 추구하지만, 여전히 세계와 격차는 있다. 조별리그에서 상대한 세 팀 모두 피지컬과 기술 측면에서 탁월했다.

한국은 조직과 전략에서 강했고, 이 과정에 마무리 집중력과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홈팬들의 강력한 응원을 통해 얻은 힘도 있었다.

백승호와 이승우는 유럽 진출 이전에도 국내 최고의 유망주였다. 스페인에서 성장하며 이 부분에서 더 좋은 경험을 쌓으며 발전했다. 다른 선수들이 보완해야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16강전에는 백승호와 이승우가 다시 선발로 나선다. 둘이 나오는 것만으로 신태용호의 경기력과 결과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 안일한 생각이다. 이날 드러난 조직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두 선수의 진가도 발휘될 수 있다. 두 선수가 차이를 만들지만, 두 선수 만으로 이길 수는 없다. 두 선수는 팀 안에서 활약해야 한다.

주목할 부분은 두 선수의 부재 속에도 적극적인 몸싸움과 돌파시도로 분투한 공격수 조영욱이다. 전방에서 많이 뛰어줘야 하면서도 잉글랜드전에 쉬지 못했다. 신 감독은 "조영욱 선수가 상당히 많이 뛰어주고 있다. 체력저으로 힘들지만 이 포지션이 2배수가 안되기에 다 뛰어야 한다"고 했다. 조영욱의 경우 원톱 자리에서 대체불가한 자원이라는 얘기다.

신 감독은 "팀내 가장 막내이지 아무래도 회복이 빠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영욱에게 희생을 바라는 부분이 있다. 오늘 뛰어도 바로 다음 경기가 있는 게 아니다. 3~4일 뒤에 경기가 있으니 풀로 뛰게 했다"고 설명했다. 토너먼트 진입 이후 조영욱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한국은 전술적으로, 구조적으로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신태용호는 ‘투맨팀‘이 아니다. 여전히 지향해야 하는 것은 누가 뛰어도 이길 수 있는 ‘원팀‘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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