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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리즈 같았던 개막시리즈, 가능성 보여준 한화
출처:오마이뉴스|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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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디펜딩챔피언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개막 3연전부터 마치 한국시리즈같은 명승부를 펼쳤다. 두 팀은 주말 2경기 연속 연장승부를 치르는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시즌 개막을 기다려왔던 야구팬들을 뜨겁게 열광시켰다.

한화는 1차전에서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 꽁꽁 묶이며 영봉패를 당하여 불안하게 출발했다. 한화는 2차전부터 타선이 살아나며 반격에 나서서 연장접전 끝에 재역전승을 거두며 설욕에 성공했다.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3차전은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을 연상시키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종반까지 승기를 잡는 듯했던 한화는 두산 닉 에반스에게만 두 번이나 동점을 허용하는 연타석 홈런을 얻어맞았고 연장 12회에는 민병헌에게 끝내기 결승타까지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고비를 넘지 못하고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승 12패로 일방적인 열세를 기록했던 두산을 상대로 최상의 전력이 아닌 가운데서도 선전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일단 선발진이 지난 시즌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한화는 지난 2년간 선발투수 부족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김성근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에는 "투수들이 있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과의 3연전에 나선 한화 선발투수 중 선발승을 챙긴 선수는 없었지만 내용면에서는 모두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6이닝 1피안타 2사구 6탈삼진 2실점(무자책)을 기록했다. 상대 선발 니퍼트의 호투에 가려졌지만 충분이 만족할 만한 투구내용이었다. 2차전의 알렉시 오간도는 4.2이닝 5피안타 1홈런 4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했으나 한국무대 첫 등판치고는 내용상 크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한화는 2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오간도의 부담을 덜어줬다.

고무적인 것은 3차전 선발로 등판한 송은범의 깜짝 호투였다. 지난 2년간 ‘퀵후크의 아이콘‘ ‘김성근의 양아들‘ 등으로 불리우며 계륵 취급을 받았던 송은범은 두산전에서 6.1이닝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외국인 투수들보다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불펜과 야수들의 난조로 승리를 놓쳤지만 송은범은 기대 이상의 호투로 제몫을 다해줬다.

개막 3연전에서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2.12에 불과했다. 선발진이 일단 조기에 무너지지 않으니 경기 후반의 불펜 운용에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 올해는 정상적인 선발야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한화가 장기레이스를 버텨낼 수 있는 희망을 찾은 대목이다.

선에서는 김원석이 개막 시리즈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김원석은 3연전에서 13타수 7안타 3타점. 타율 5할3푼 8리의 맹타를 터뜨렸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최다안타 부문 선두에 김원석의 이름이 당당히 올라있다.

특히 한화가 시즌 첫 승을 거둔 1일 두산전에서는 연장 11회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이용규의 자리를 대신한 활약이기에 김원석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인다. 1군무대에 처음 데뷔한 2016시즌 고작 11경기에서 2할5푼의 타율에 그쳤던 김원석은 불과 1년만에 올시즌 한화의 새로운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역시 불안한 수비력이다. 1차전에서 비야누에바가 허용한 2실점은 모두 투수 비자책점으로 수비실책으로 내준 점수였다. 3차전에서는 3-0으로 앞서나가다가 8회 윌린 로사리오의 송구실책이 빌미가 되어 이닝을 끝낼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다음 타자는 에반스에게 동점 투런을 얻어맞았다.

한화는 개막 3연전에서만 벌써 7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한화가 기록한 실책은 모두 내야에서만 나왔고 이중 직접 실점으로 연결된 상황만 4차례에 이르렀다. 로사리오의 불안한 수비는 이미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른 바 있으며 2루수 정근우마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서 내야진의 안정감이 부쩍 떨어진 모습이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올해 벌써 3년차를 맞이하며 스파르타 훈련과 지옥의 펑고 등으로 항상 어느 팀보다 혹독한 훈련량을 소화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2015년 실책 105개(4위)-2016년 124개(2위)로 수비불안은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 타격은 재능의 문제라고 해도 수비는 노력으로 끌어올릴수 있다는 격언을 감안하면 여전히 변함없는 한화의 수비력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과도하고 비효율적인 훈련과 선수들의 특성에 맞지 않는 포지션 기용이 오히려 악순환을 유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화는 4일부터 NC-기아와의 6연전에 돌입한다. 두 팀 모두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5강진출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강팀들이다. 한화의 진정한 올시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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