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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역시 오승환이었다..헛된 가설을 반성하며
출처:다음스포츠|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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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한 논란은 꽤 오래 지속됐다. 대표팀에 뽑을 것이냐, 안 뽑을 것이냐. 처음엔 김인식 감독도 속앓이를 많이 했다. 꼭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반대 여론이 워낙 완강했다.

결국 김 감독은 시간을 택했다. 이를테면 지연 작전을 벌인 것이다. 처음에는 언급을 피했다. 얼마가 지나자 반발의 강도가 점점 약해졌다. 그러자 슬슬 가능성을 흘렸다. 조금씩 불씨를 피우기 시작했다. 급기야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순간, 정면 돌파를 택했다.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꼭 필요한 이유를 역설했다. 결국 유일한 메이저리거의 합류는 여러 난관을 뚫고 이뤄지게 됐다.

그 무렵, 그 과정을 지켜보며 <…구라다>는 많은 상상을 했다. 과연 합류가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예측을 위해 몇 가지 가설과 소설도 그려봤다. 물론 습관적으로, 또는 직업적으로 하는 작업들이다. 과연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 될 것인가를 추측하는 일 말이다.

결론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논리적으로 타당성이 없잖아. 반대하는 팬들도 많고.’ ‘설마 그렇게 불편한 자리를 굳이 하려고 하겠어?’ 등등.

물론 예측의 대상은 결과다. 하지만 yes와 no에만 국한하는 얘기는 완성도가 떨어진다. 누가? 무엇을? 왜? 어떻게? 따위의 물음표가 필요하다. 그래야 작품성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첫번째 가설 - 구단의 개입

첫번째 가설은 구단의 개입이었다.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다. 그냥 핑계대면 된다. 구단에서 말린다고. 그리고 카디널스도 장단만 맞춰주면 그 뿐이다. ‘파이널 보스의 지난해 피로도나, 연령에 따른 올해 과로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지극히 우려할만한 상황이 예상된다.’ 뭐, 이 정도의 완곡한 성명서를 발표한다. GM(단장)이나 사장 명의가 될 것이다.

굳이 뭐하러 그러냐고? 구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시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이 큰 자리다. 팀의 핵심 보직인 마무리 투수의 안정성을 위협할 요소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환영받는 자리도 아닌 것 같다. 듣자하니 많은 팬들이 반대한다더라. 뭐 하러 우리 불펜의 보스를 그런 곳에 보내야 하나. (한국의 탈락이 확정되자 마이크 매시니 감독이 가장 먼저 반겼다는 mlb.com의 보도가 있다.)

구단의 이익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본인을 설득할 것이다.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모양 빠지지 않게 명분을 만들어줄테니, 너는 못 이기는 척하면 된다.’

하지만 이 가설은 여지없이 깨졌다. 카디널스가 WBC에 대해 한없이 관대했기 때문이다. 포수 야디어 몰리나(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해 내야수 맷 카펜터(미국), 투수 알렉스 레이에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이상 도미니카) 등 원하는 선수들의 차출을 모두 허락해줬다. 그러니 특별한 한 명만 반대한다는 것도 영 맥락없는 짓 아니겠는가.



두번째 가설 - 몸 핑계

두번째 가설은 칭병(稱病)이었다. 속된 말로 ‘몸’ 핑계대는 것이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데, 몸이 조금 안좋다는데. 강요할 방법이 없다. 많은 메이저리거들이 이 방법으로 대표팀 합류를 거절했다. 납득되는 측면도 있다. 대표팀도 중요하지만, 소속팀과 팬들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실제로 대부분 선수들은 고질적인 통증 한두개 쯤 갖고 산다. 참을만한 경증이냐,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중증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만약 허리에 조금 묵직한 증세를 느낀다고 치자. 그래서 스프링캠프를 며칠 쉰다고 치자. 예방 차원에서…. 그런 선수에게 ▶ 15시간 이상 비행기 타고 와서 ▶ 시차의 피로를 참고 ▶ 매일 불펜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릴 수 있겠나. 그걸 강요할 수 없다.

대표팀 합류 직전인 지난 달 26일(한국시간)이었다. 플로리다에서 열린 시범 경기였다. 3회 1이닝을 던지며 홈런 2방을 맞았다. 3안타 3실점의 부진으로 끝난 첫 등판이었다.

여기서 ‘설마?’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제 몸이 좀 안좋다는 얘기가 나올 차례인가?

하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경기 후 인터뷰는 씩씩했다. “구위나 컨디션에는 큰 문제 없다. WBC 앞두고 미리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3월의 고척돔에서의 유일한 추억

9회말 첫 타자 쟝즈시엔이 우측 담장을 맞췄다. 2루타였다. 고첨돔이 찬물을 뒤집어 쓴 것 같았다.

아찔했다. 전형적인 역전패의 흐름이었다. 초반 우위를 지키지 못했다. 상대는 야금야금 따라와서 동점까지 만들었다. 급기야 무사 2루의 끝내기 위기까지 찾아왔다. 절체절명. 최악의 시나리오가 불현듯 떠올랐다.

하지만 마지막 카드 한 장이 남았다. 끝판 대장이었다. 화재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그는 완벽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망설임도, 흐트러짐도 없었다. 압도적이었다. 뻔히 빠른 볼인줄 알지만 전혀 어쩔 수 없는 공이었다. 일도양단, 추풍낙엽이었다. 한 뼘이나 차이나는 스윙이었다. 상대는 제 풀에 스러져갔다. 23개면 충분했다. 2이닝은 깨끗이 사라졌다.



분명히 피해 갈 수 있었다. 올해만 잘 마치면 FA 아닌가. 몸 사리고, 관리해서 평생 마지막 기회에 올인하는 게 당연했다. 굳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자리도 아닌데, 구태여 발 들여놓을 필요 없었다. 어줍짢은 <…구라다>의 가설처럼 이런저런 방법도 있었다.

그런데 그는 큰 길을 택했다. 그리고 자기 일을 했다. 너무도 확연한 레벨 차이를 확인시키며….

그나마 그 순간이 유일했다. 3월의 고척돔에서 우리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오승환은 역시 오승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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