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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성공적인 첫 라이브피칭의 숨은 성과
출처:엠스플뉴스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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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스프링캠프에서 첫 라이브피칭(실전연습 투구)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에 따라 국내를 넘어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복귀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진행했던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타자 없이 투수와 포수가 공을 주고받기에 캐치볼의 연장 선상에 놓여있는 불펜피칭과 달리, 라이브피칭은 타석에 타자를 세워 놓고 실전에 가깝게 진행된다. 당연히 투구에 들이는 힘이 한 단계 더 올라간다. 따라서 류현진의 수술 회복 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라이브피칭에서 류현진은 지난 불펜 세션에서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투구폼이 커졌고,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투구 시 몸이 빨리 열리는 문제도 해결됐다. 이에 따라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이 더 앞에서 형성됐고, 공 끝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비록 타자들이 막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시기기에 성적으로 모든 걸 알 순 없는 단계이지만, 어쨌든 결과도 좋았다.

류현진은 네 타자를 상대로 23개의 공을 던져 삼진 3개, 안타 하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1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라이브피칭에서 최고구속 87마일(140km/h) 그친 데다가 홈런을 허용하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다. 류현진도 라이브피칭 후 인터뷰에서 "느낌이라던가 모든게 다 좋았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온통 ‘투구‘와 ‘몸상태‘에 집중되고 있는 사이, 물밑에선 하나의 커다란 위기가 스쳐 지나갔다. 바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될 수 있었던 위기다. 

60일자 부상자 명단에 등재될 수도 있었던 류현진





MLB 구단이 직접 보유할 수 있는 선수는 40명으로 한정되어 있다. 시즌 중이나, 비시즌 중에 외부로부터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있는 선수를 영입하면 40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비워야 한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새로 영입한 FA 선수인 세르지오 로모와 프랭클린 구티에레즈, 재계약을 맺은 체이스 어틀리를 40인 로스터에 등재시키기 위해 기존 선수 3명을 빼야 했다.

여러 현지 매체들은 스프링캠프 돌입에 앞서 40인 로스터에서 빠지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류현진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부상 복귀 준비 중인 류현진을 60일 자 부상자 명단에 등재하면, 보유권을 잃을 일 없이 40인 로스터의 한 자리가 비워지기 때문이다. 분명 현실성 있는 대안 가운데 하나였던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다저스의 선발 투수진은 과포화 상태다. 나란히 개막전 1~3선발을 맡을 것으로 여겨지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 마에다 켄타를 제외하고도 너덧 명의 선발 투수급 선수들이 4, 5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 중 스콧 카즈미어와 브랜든 맥카시의 몸값은 류현진보다 높다. 훌리오 유리아스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다.

한편, 알렉스 우드는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으로도 기용할 수 있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선수다. 이런 상황에서 5명의 투수 가운데 가장 공백 기간이 길었던 류현진을 60일 자 부상자 명단에 포함시킬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충분히 논리적 근거가 있었다. 따라서 20일 라이브피칭 전은 그야말로 백척간두에서 치러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미 가르시아를 60일 자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다린 러프를 삼성 라이온스로 보낸 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될 선수는 단 한 명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마침 류현진이 라이브피칭을 한 날, 그 대상이 된 선수는 베테랑 좌완 불펜 비달 누노였다. 이를 과연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장담컨대 그 대답은 ‘No‘다.

빠른 준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류현진 

이와 같은 사실은 다저스 수뇌부가 스프링캠프에서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이하 코칭 스태프 뿐만 아니라, 사장 앤드류 프리드먼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 역시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류현진의 투구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프리드먼은 "류현진에 관한 모든 보고가 만족스러웠다. 류현진은 자리를 찾기 위해 오프 시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냈다.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는 스프링캠프 합류 전, 일찍부터 김용일 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몸을 만들어왔던 류현진의 복귀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물론 ‘건강할 때‘ 류현진이 보인 활약을 기억하는 국내 팬들에겐 다소 의아한 이야기일 수 있다. 실제로 류현진이 2013-2014시즌 보여줬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현재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선 커쇼에 이은 2선발을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박병호의 DFA에서 알 수 있듯이, 메이저리그는 철저한 비즈니스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2014시즌이 끝나고 취임한 프리드먼은, ‘건강했을 때의 류현진‘을 본 적이 없다. 영입을 주도한 이도 전임 단장 네드 콜레티다. 반면, 류현진과 4-5선발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카즈미어와 맥카시, 우드는 프리드먼 체제 하에서 영입한 선수들이다. 게다가 네 투수 모두 지난해 부상을 입었었다곤 하나, 공백기가 가장 긴 선수는 류현진이었다.

만약 선발 로테이션이 어느 정도는 보장된 상태에서 시작했던 2014, 2016년과 같은 자세로 이번 스프링캠프를 준비했다면 자칫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곤경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류현진은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안심하기엔 이르다.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가 남아있기 때문. 바로 이른 준비에 따른 ‘후유증‘, 부상 재발이다.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 남은 과제는?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느 때보다 빠르게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성과도 있었지만, 시즌 중반부터 체력적인 문제로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상황은 그보다 심각하다.

당장 지난해에도 류현진은 부상 복귀 후 첫 번째 등판 만에 팔꿈치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서둘러 복귀하려는 생각에 무리해서 몸상태를 끌어올린 것‘이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현장에서 라이브피칭을 지켜본 손혁 MBC SPORTS+ 해설위원이 한 "다음날 몸상태가 관건"이라는 말에는 이와 같은 우려가 함축되어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인터뷰를 통해 "공을 던졌을 때 전혀 통증이 없었다.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며 몸상태에 대한 걱정을 일축했다. "지금 느낌이라면 올 시즌 사고 한번 칠 것 같다. 시즌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현재 자신의 몸상태에 대한 자신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들이다.

이제 류현진은 5일 간격으로 라이브피칭과 시범경기 등판을 소화할 예정이다. 로테이션 중간마다 불펜 피칭도 예정이 되어있다. 투구 수를 늘리며 몸상태를 점검하고, 시즌에 맞춰 체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마이너리그 옵션이 없는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몰라도, 개막전 25인 로스터 합류는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실패한다고 해도, 25인 로스터에만 들어있으면 선발 등판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 따라서 절체절명의 위기는 벗어났다고 봐도 좋다. 이제 남은 일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뿐이다. 류현진은 과연 2년간의 공백을 깨고 부활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2017시즌 개막이 어느덧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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