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 김보경 속에는 동료들과 다른 '독기'가 있다
- 출처:뉴스1코리아|2016-11-26
-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전북, 26일 밤 알 아인과 ACL 결승 2차전
2016시즌을 앞둔 전북현대의 최우선 목표는 무조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제패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FC서울과의 ACL 4강에서 최종 승리,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뒤 "지난 1월4일 선수단 첫 소집 때부터 올해 목표는 ACL 우승이라고 말했다. 강한 목표 의식이 결승까지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고 기쁨을 전했다.
심지어 최 감독은 K리그 3연패와 ACL 우승 둘 중 하나만 허락된다면 무엇을 택하겠냐는 짓궂은 질문에 망설임 없이 ‘ACL‘이라 답했을 정도로 아시아 정복에 대한 의지가 컸다. 그는 "더 이상 K리그 우승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전북이라는 팀의 지향점은 아시아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첫 소집 때부터 목표를 향한 질주가 시작됐다고 했으나 사실 훨씬 전부터였다. 전북이 제주의 에이스 로페즈를 영입한다는 소문이 돈 것은 2015년 12월초였다. 2015시즌 최종전은 11월29일이었다. 거의 끝나자마자 ‘작업‘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이후 이종호와 임종은(이상 전남), 고무열(포항)과의 연루설이 이어졌다. 모두 전북이 영입에 성공한 이들이다. 결국 전북의 2016시즌은 2015시즌이 끝난 뒤부터 시작됐던 셈이다.
그렇게 배에 힘을 줬던 스쿼드 보강의 출발이자 끝은 김보경 영입이라고 해도 과언 아니다. 최종 발표는 올 1월이었으나 이미 12월말에 영입을 확정했다. 애초 J리그 감바 오사카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으나 최강희 감독의 진지한 제안에 김보경이 마음을 고쳐먹었다. 최 감독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은, 그가 ACL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 부상과 맞물린 적응기가 있었으나 중반 이후부터는 클래스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활동반경이 넓은 전천후 이재성과 창의력을 갖춘 김보경 조합은 최고의 중원을 만들었다. 이후 레오나르도-로페즈 좌우 날개가 자리 잡으면서 전북의 미드필더진은 K리그와 ACL을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올 시즌 전북을 논하면서 김보경을 빼놓을 수 없다. 김보경에게 전북은 새로운 발판이 됐다. 덕분에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서로 윈-윈이었던 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최근 가까운 기억만 따지면 김보경은 아쉬움이 적잖다. 따라서 26일 밤 열리는 알 아인과의 ACL 결승 2차전이 더 중요하다.
김보경은 지난 8일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MF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아쉬움이 더 큰 것은 김보경을 제외한 전북의 미드필더 이재성-레오-로페즈가 모두 상을 받은 까닭이다. 한 팀이 독식하는 것을 껄끄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는 작용한 결과인데, 어쨌든 김보경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두 번째 생채기는 대표팀에서 생겼다. 김보경은 지난 11일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A팀에서도 통하는 마에스트로 기질을 자랑했다. 그의 왼발은 대표팀에서도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닷새 뒤 열린 우즈벡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김보경을 배제했다. 아직 주전라인업에 들진 못했다는 뜻이다.
허전함이 남았던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전북으로 복귀한 김보경은 지난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알 아인과의 ACL 결승 1차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체력적으로도 다소 힘겨운 모양새였고 컨디션도 완전치 않았다.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투입하기 위해 김보경을 뺐다. 밸런스 문제도 있었으나, 어쨌든 아팠던 교체다.
요컨대 1년 내내 기분 좋았던 김보경이지만 정작 시즌을 마무리하는 11월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고 있다. 때문에 정말 최종전인 알 아인과의 결승 2차전이 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기존에 전북에 있던 선수들과는 다소 성격이 다른 독기를 품고 있을 김보경이다. 더 이상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 개인의 자존심까지 걸린 마지막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