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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틸리케호, 캐나다전 Good 2 Bad 1
- 출처:포포투|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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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우즈베키스탄)을 사흘 앞두고 치른 친선전. 대한민국이 2-0으로 이겼다. 김보경과 이정협의 골이 터졌고, 약 8개월 만에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선수들은 자신감을 찾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한 11인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평가전은 ‘연습경기’다. 상대의 FIFA 랭킹은 110위. 주축 선수도 대거 빠진 채 한국을 상대했다. 한국(44위)은 이겨도 본전이다. 그런 상대에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기도했다. ‘Good&Bad’로 캐나다전 교훈을 정리했다.
# Good: 장현수의 센터백 복귀
마이클 핀들레이 캐나다 감독은 한국의 수비에 박수를 보냈다. “중앙 수비와 미드필더들의 간격이 인상적이었다. 체력, 자세, 스피드 등 모든 면이 인상적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심에는 장현수가 있다. 장현수는 지난 최종예선 3, 4차전서 우측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당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수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그는 제자리를 찾았다. 센터백으로 출전해 전반전 김기희, 후반전 홍정호와 호흡을 맞췄다.
안정적이었다. 스토퍼로서 최종 수비에 집중했다. 스트레이트의 기습 슈팅을 머리로 막았고, 골대 우측에서 잡은 상대의 득점 기회를 발로 걷어냈다. 장현수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아는 자리다. 풀백에 설 때보다 편했다”고 말했다.
편한 자리로 복귀한 만큼, 신경은 두 배로 썼다. “수비 간격과 위치, 대화 등 훈련을 많이 했는데 (캐나다전에서) 잘 나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가 이날 경기에 집중한 이유 중 하나는 중국화 논란이다. “(홍)정호형과 경기장 안에서 실력을 보이고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중국화 논란을 잠재우자고 했다.”
오늘은 100% 보이지 못했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어쨌든 “쳐졌던 자신감을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는 게 큰 성과”라며 캐나다전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 Good: 전문 풀백 기용
11월 소집된 슈틸리케호 25인 중 5명이 풀백 자원이었다. 박주호, 윤석영, 홍철, 김창수, 최철순이다. 이날 홍철은 리그에서 입은 가벼운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좌측은 박주호와 윤석영이, 우측은 김창수와 최철순이 담당했다.
전반전은 박주호-김창수 조합이었다. 김창수는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마음껏 오버래핑했다. 문전 크로스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매끄러웠다. 지동원이 라인을 내려 김창수에게 패스를 내주기도했다. 그는 “(지)동원이가 공간을 많이 만들어줘서 공격 쪽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의 별다른 주문은 없었다. 김창수는 “(감독님께선) 평소 하던 대로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주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김창수와 달리 오버래핑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주로 수비적인 자세를 취했다. 박주호는 “내 스타일이 그렇다”며 “한쪽이 (전방으로) 나가면 다른 한쪽은 안 나가는 게 나의 기본적인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후반전 윤석영(좌)-최철순(우)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윤석영이 페널티 박스를 마음껏 침투할 동안 최철순은 수비 자리를 지켰다. 전문 풀백을 기용했기에 가능한 모습이었다. 수비 밸런스와 각자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었다. 감독의 특별한 지시 없이도 말이다.
# Bad: 체력 저하에 따른 패스 미스
슈틸리케 감독은 천안종합운동장의 잔디 상태에 상당히 만족스러워 했다. “경기장 상태가 국내에서 최고로 좋았다”고 말했다. “이런 좋은 그라운드 여건에서 경기를 할 때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최적의 상황에서도 패스 미스가 나왔다. 후반전이 되자 빈도수가 높아졌다. 슈틸리케는 “체력이 떨어져 후반으로 가며 패스 미스가 조금 더 나왔다”고 설명했다. 교체카드 6장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체력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패스 미스가 주로 볼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도 문제다. 상대로서는 기회다. 결국 후반전 27분 캐나다에 결정적인 찬스를 내줬다. 역시 패스 미스가 시발점이었다. 문전 우측에서 장현수가 가까스로 걷어내긴 했지만, 그의 발이 조금 늦었더라면 실점 했을 가능성이 높다.
장현수는 “볼을 소유할 때 미스가 나왔다”면서 실점 위기가 나온 근본적인 원인을 꼬집었다. 이어 “(수비시) 조금 더 (상대를) 기다렸어야 했는데 동료 수비수가 당연히 상대 쪽으로 갈거라 생각했다. 이것도 미스였다”고 설명했다. 상대 선수의 움직임과 동료 수비수와 호흡을 모두 놓친 것이다. 박스 안에서의 실수는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무실점 승리에 무게감을 둔다. 박주호가 이유를 말했다. “최근 수비수 문제가 가장 컸다. 양 풀백과 센터백이 실점하는 과정 말이다. 그래서 오늘처럼 무실점으로 마친 건 굉장히 의미 있다.” 지난 3월 29일 치른 쿠웨이트전(3-0) 이후 거둔 첫 무실점 승리다. 박주호의 말대로 이날 경기 결과는 한국 대표팀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사흘 후,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을 만난다. 실전이다. ‘연습‘ 캐나다전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캐나다전 승리 도취’는 천안종합운동장에 남겨두고, 그곳에서 얻은 ‘교훈’과 자신감만 서울로 가져가면 된다. 슈틸리케가 이날 사용한 “지배”, “완벽” 등의 단어는 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꺼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