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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렸던 ACL 결승인데…최강희는 속이탄다
출처:일간스포츠|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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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바쁜데 마음까지 타들어 간다. 올 한 해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는 전북 현대 얘기다.

전북은 오는 6일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8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한 시즌 농사를 마무리하는 최종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전북은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상대가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 FC 서울이라 한층 뜨거운 경기가 될 예정이다.

전북이 이날 우승한다면 2014·2015시즌에 이어 리그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성남 FC의 전신인 일화 천마(1993~1995), 성남 일화(2001~2003)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리그 3연패 달성 팀이 되는 것이다. K리그에 또 하나의 역사를 쓰는 셈이다.

이처럼 한없이 중요한 최종전이지만 정작 전북 프런트는 이 경기에 쏟을 정신이 없다. 오는 19일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1차전 홈경기 준비 때문이다.

아시아 클럽 축구의 정상을 가리는 ACL 결승전은 이제까지 치른 조별리그나 토너먼트 홈경기와 차원이 다르다.

AFC 측의 요구 사항이 많고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잔디 문제다. 앞서 AFC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지적한 바 있다. 두 번의 경고를 거쳐 ‘경기장 사용 철회‘ 방안까지 언급돼 자칫하면 홈경기를 다른 경기장에서 치르게 될 뻔했다. 다행히 경기가 없는 동안 전북과 전주시설관리공단, 전주시까지 나서 잔디 보식에 매달린 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도 준비할 일이 산적해 있다. 당장 결승 1차전을 위해 전주를 방문하는 AFC 관계자들만 해도 평소 경기 때보다 3~4배 이상 많다. 결승 상대팀인 알 아인 선수단은 물론이고 관계자들에게 제공해야 할 호텔 시설을 확보해야 하고 이동 편이나 일정 부분 등도 논의해야 한다. 오랜만에 치르는 결승전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보니 최종전 이후 계획을 세우기도 벅찬 상태다.

전북 관계자는 "리그 스케줄도 그렇고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ACL과 겹치고 보니 무척 바쁘다"며 "보통 이맘때면 우승 세리머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팅을 하는데 이번에는 시작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안 그래도 숨넘어가게 바쁜데 전북을 속 타게 하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최근 허정무(61)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 본부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전북의 심판 매수 건으로 보인다. 전북은 지난 5월 구단 스카우트가 2013년 심판들에게 금품을 제공, 매수를 시도한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법원은 해당 스카우트의 유죄를 확정했고,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0월 승점 9점 감점과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내렸다.

이 사실을 안 AFC가 연맹에 전북 관련 내용을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 일부 언론의 보도다. 일각에서는 AFC가 다음 시즌 전북의 ACL 출전 자격을 논의하고 최악의 경우 출전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소리마저 흘러나왔다. ACL 결승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전북으로서는 입맛이 씁쓸한 얘기일 수밖에 없다.

전북 관계자는 "그런 얘기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다"며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평소처럼 준비해 결승전부터 치르는 것이 우선"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전북 입장에서 위안이라면 AFC 측이 현 상황에서 징계를 논의할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연맹 측도 "허 부총재의 AFC 방문은 의례적인 보고"라고 선을 그었다.

고민거리는 또 있다. 지난달 31일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이 발표한 국가대표팀 소집 명단에 전북 선수 6명의 이름이 포함됐다. 그것도 팀의 핵심 전력인 김신욱(28)과 권순태(32)·김보경(27)·이재성(24)·최철순(29)·김창수(31)가 모두 뽑혔다. 물론 한 팀에서 대표선수가 많이 나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전북이 얼마나 강한 팀인지 알려 주는 증거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도 명단 발표 당시 "전북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실력을 증명했기에 많이 선발했다. 승점 삭감이 아니었으면 이미 우승을 확정했을 것"이라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당장 ACL 결승 1차전을 앞두고 있는 전북으로선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노릇이다. 4명의 선수가 발탁돼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10월 A매치 때도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경기력도 떨어지고 훈련 분위기마저 산만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최강희(57) 감독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부상 선수라도 나온다면 전북에는 치명타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최 감독은 ‘대승적 차원‘에서 차출에 응할 생각이지만 결승전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북의 상대팀인 알 아인도 자국 대표팀에 6~7명의 선수들을 차출 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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