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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그바와 유벤투스, 서로가 그립다
- 출처:코리아골닷컴|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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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는 아직 폴 포그바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있다. 포그바 또한 아직은 1억 5백만 유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다.
지난주 기자회견 도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수비수 루크 쇼는 포그바가 영입돼서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라커룸에서 춤을 훨씬 많이 춘다!"고 답했다. 악의 없는 농담이었지만 웃는 이는 없었다.
어쩌면 베페 마로타 유벤투스 단장이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웃었을지도 모르겠다. 유벤투스는 지난 주주 총회에서 포그바의 맨유 이적으로 순이익 72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슬픈 사실은 포그바의 이적으로 가장 이득을 본 주인공은 대리인인 미노 라이올라라는 것이다. 라이올라는 무려 2700만 유로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현재 유벤투스도 맨유도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포그바는 유벤투스가 그리울 테고, 유벤투스도 포그바가 그리울 것이다.
물론 적응 기간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유벤투스는 2014-15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바르사)를 괴롭히던 미드필더 중 단 한 명도 없이 2016-17 시즌을 시작했으니 제자리를 찾을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포그바, 아르투로 비달, 안드레아 피를로 모두 지금은 유벤투스를 떠난 상태다.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유벤투스는 AC 밀란과 인테르에 패하며 우려를 낳았다. 그래도 마르키시오가 최근 복귀하며 삼프도리아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기에 희망은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유벤투스는 포그바의 존재감이 그립다. 올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으로부터 블레이즈 마투이디를 영입하지 못한 것이 더욱 아쉽다. 내년 1월 이적 시장에서 악셀 비첼을 영입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비첼은 내년 여름 자유 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는 선수인데도 말이다.
중원에서 포그바의 폭발력과 투쟁심이 사라지는 했지만, 유벤투스는 그래도 세리에A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올랭피크 리옹을 홈에서 꺾는다면 조별라운드 두 경기를 남겨두고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반면에 포그바는 맨체스터 적응에 훨씬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맨유에서 프리미어 리그 세 경기에만 출전했던 걸 돌아보면 이는 놀라운 일도 아니다.
프랑스 대표팀 선배인 티에리 앙리와 위고 요리스가 인내심을 갖고 포그바를 기다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앙리는 자신 또한 프리미어 리그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며 포그바를 변호했고, 요리스는 포그바가 여전히 유로 2016 참가 때문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혹평이 훨씬 많다. 맨유의 전설적인 수비수였던 게리 네빌은 첼시에 0-4로 패한 경기에서 포그바의 수비력이 당혹스럽다고 지적했고, 제이미 캐러거 또한 지난달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1-2로 패할 당시 포그바가 전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캐러거는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마루앙 펠라이니가 안쓰럽더라. 포그바의 경기력은 학교 때 반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역대 최고의 이적료까지 더해지면서 포그바는 자신의 기량을 빨리 증명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맨유의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폴 스콜스도 포그바가 지나치게 애를 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스콜스는 "포그바는 경기를 심플하게 풀어가야 한다. 맨유는 리오넬 메시를 영입한 게 아니다. 포그바가 다섯 명씩 제치고 들어가서 골대 상단에 슈팅을 꽂아넣을 수는 없다. 포그바는 공을 전방으로 이끌 강한 미드필더"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조세 무리뉴 맨유 감독은 포그바를 검증되지 않은 위치에만 기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플레이메이커에 이제는 수비수로도 뛸 수 있는 선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포그바가 경기에 나서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최근 마이클 캐릭이 선발 명단에 복귀하면서 포그바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도 플레이메이커인 피를로와 함께 성공을 거둔 바 있기 때문이다. 스콜스 또한 "포그바는 자신의 옆에서 경기를 조율할 선수가 필요하다. 캐릭이 그런 능력을 갖췄다"며 기뻐했다.
포그바가 지난 시즌 초반 지금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유벤투스의 10번 유니폼을 입게 되자 지나치게 애를 쓰다가 혼란만 가중됐다. 자신이 너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소화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포그바 혼자서 비달과 피를로 모두를 대체할 수는 없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결국 포그바에게 그동안 가장 잘해온 역할을 다시 맡겼는데, 그것은 바로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하나로 다소 측면에 위치하며 가장 공격적인 임무를 맡는 것이었다. 만일 맨유에서도 그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포그바는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