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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라는 존재감, 아시아 예선 A조에 '최대 위협'이다
출처:일간스포츠|201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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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중국 축구에 구원자가 등장했다. ‘세계적 명장‘으로 손꼽히는 마르첼로 리피(68) 감독이다.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22일 리피 감독을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1일 가오 홍보(50) 감독은 중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4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0-2로 패하자 사임했다. 중국은 1무3패, 승점 1점으로 A조 꼴찌로 추락해 월드컵 본선 진출이 멀어졌다.

중국축구협회는 오는 28일 리피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밝힐 예정이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2년, 연봉은 2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월드컵과 UCL 우승한 최초의 감독

리피 감독의 업적 중 단연 최고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을 동시에 들어 올린 것이다.

리피 감독은 1994년 이탈리아 명가 유벤투스의 지휘봉을 잡았고, 그의 지휘 아래 유벤투스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리피 감독은 세리에 A에서 다섯 번(1994~1995, 1996~1997, 1997~1998, 2001~2002, 2002~2003) 왕좌에 올랐다.

그리고 1995~1996시즌 유럽을 재패했다. 유벤투스는 1984~1985시즌 우승 뒤 11년 만에 UCL에서 우승했다. 리피 감독이 유벤투스에 안긴 큰 선물이었다.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자존심을 드높였다. 2004년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1982년 우승 뒤 23년 만에 이탈리아에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선사했다.

월드컵과 UCL 우승컵을 모두 들어 올린 최초의 감독이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리피 감독이 떠나자 유벤투스와 이탈리아는 하락세를 걸었다. 그가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지금까지 유벤투스와 이탈리아는 단 한 번도 월드컵과 UCL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 UCL과 ACL 우승한 최초의 감독

리피 감독에게는 또 하나의 수식어가 있다. UCL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모두 우승한 유일한 감독이라는 것이다.

리피 감독의 영향력은 유럽을 넘어 아시아까지 뻗쳤다. 중국 축구가 자랑하는 ‘축구 굴기‘ 정책의 시작이자 상징이 바로 리피 감독이었다. 2012년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리피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이후 아시아 클럽 축구의 변방이었던 중국은 단숨에 중심으로 들어왔다. 리피 감독의 광저우는 단기간에 아시아 최강으로 거듭났다.

리피 감독이 지도한 광저우는 2012~2014년 리그 3연패를 일궈 냈다. 2013년에는 ACL 왕좌를 차지했다. 2002년 ACL로 개편된 뒤 중국 클럽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ACL 전신이었던 아시안클럽챔피언십에서 랴오닝 FC가 1990년 우승을 차지한 뒤 23년 만에 중국이 아시아 정상에 섰다.

광저우가 우승하기 전 ACL은 K리그가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앞선 네 번의 대회에서 K리그는 세 번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의 절대 강자였다. 광저우가 우승한 뒤 아시아 축구의 판도는 광저우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리피 감독의 힘이었다.



◇ 중국 축구가 추앙하는 최초의 감독

중국 축구에서 리피 감독은 ‘신격화‘된 존재다. 리피 감독이 중국 축구에 행사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014년 광저우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중국축구협회는 지속적으로 리피 감독에게 구애를 펼쳤다. 광저우를 아시아 최강으로 만든 그의 힘을 대표팀은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리피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거부했다.

중국 축구가 최악의 위기에 놓인 지금 리피 감독도 더 이상 피할 수만은 없었다. 축구 굴기의 상징인 그가 클럽을 넘어 중국 대표팀의 비상을 위해 직접 뛰어들었다. ‘전술의 황제‘라 불릴 만큼 지략이 뛰어난 점, 그리고 중국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대표팀 감독으로 최적임자다.

리피 감독의 선택에 중국 축구는 열광하고 있다. 중국 축구의 한 관계자는 중국 언론을 통해 "리피 감독은 전술의 마스터"라며 "리피 감독처럼 세계적 명장이 중국 대표팀을 맡는다는 것은 중국 축구 브랜드의 가치를 드높이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 A조 예선 판도 흔들 수 있는 최고의 감독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중국은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고 있다. 리피 감독의 첫 번째 목표 역시 중국의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한국을 포함해 이란·우즈베키스탄·시리아·카타르 등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국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리피 감독은 존재감 자체로 이런 긴장감을 만들기 충분하다. 감독 교체로 반짝 효과를 노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단숨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A조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힘을 지녔다.

‘최강의 적‘이 나타났다. 이제 중국 축구가 아닌 리피 감독의 힘과 싸워야 한다. 누가 됐든 경계심을 늦추는 순간 ‘노련한 여우‘에게 잡아먹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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