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이 전북 현대의 상벌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열린 ‘프로스포츠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개선안 발표‘로 딜레마에 빠졌다.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프로스포츠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개선안 발표‘의 핵심 주제는 ‘무관용 원칙‘이다.

이날 발표 기자회견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내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 5대 프로스포츠 연맹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프로스포츠 부정행위, 무관용 원칙으로 프로 8개 단체 함께 책임진다‘는 주제로 진행됐다.

공교롭게도 프로축구연맹은 30일 전북의 상벌위원회를 앞둔 시점이었다.

전북은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실이 드러났고, 28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스카우트 차 모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선고가 내려졌다.

이와 관련한 상벌위원회가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축구계에서는 제재금, 승점 감점, 하부리그 강등 등 다양한 수위의 징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무관용 원칙이 30일 전북의 상벌위원회부터 곧바로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오늘 발표한 개선안은 시행 세칙을 추가로 마련해서 2017년 1월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시행 시기가 2017년 1월인 만큼 30일에 열리는 전북에 대한 상벌위원회부터 곧바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한 사무총장은 "전북의 행위는 사실 2013년에 발생한 일"이라며 "2015년에 발생한 경남FC의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연맹이 구단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으나 법리적으로 징계는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 1월부터 적용되는 ‘무관용 원칙‘은 물론 2015년 경남의 사례로 강화된 구단과 개인에 대한 제재 방안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는 논리다.

한 사무총장은 "K리그 상벌위원회는 자율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연맹 집행부라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양해를 구한 뒤 "일단 현재 K리그 규정에 입각해서 제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년 12월 대표이사가 나서 K리그 심판을 매수한 혐의를 받은 경남은 시즌 승점 10점 감점과 제재금 7천만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