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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 사상초유의 잔디문제 홈경기 연기, 관련 3자 모두 억울하다
- 출처:스포츠서울|201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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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이는 없다. 당신의 말도 맞고, 또 다른 당신의 말도 맞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문제는 발생한 것인가. 문제의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프로축구 K리그가 안게 된 새로운 물음이다.
상주와 인천이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치르려 했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는 홈팀 상주의 경기장 상태가 경기를 치를 수 없는 형편이어서 연기됐다. 당초 17일 오후 4시 시작 예정이었던 이 경기는 18일 오후 6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변경됐다. 앞서 정해진 일시에 경기가 치러지지 못한 사례가 두 차례 있었지만 잔디문제로 리그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은 프로축구 33년사를 통틀어 초유의 사태다. 원정팀 인천은 힘들게 상주까지 갔다가 헛걸음을 해 화가 났다. 홈팀 상주는 구단만의 잘못은 아닌데 결국은 자신들이 떠안아야 할 과오라 억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례는 물론이고 예상조차 못했던 상황에 난감해졌다. 각자의 사정에 수긍할만한 이유는 있었다.
◇아무 죄도 없는 인천, 손해만 막심하다.
인천 선수단은 지난 16일 상주로 내려가 1박을 하며 17일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경기 개최 불가 결정과 연기로 헛걸음을 했다. 때는 마침 추석연휴 막바지로 귀경길 교통정체가 심했던 때였다. 평소 2시간 30분 정도면 됐던 인천 복귀 길이 4시간 넘게 걸렸다.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상주로 내려가는 시간과 복귀하는 시간, 상주에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구미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과 이동한 시간 등 모든 것이 낭비가 됐다. 시간이 돈인 만큼 비용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피로가 쌓인 것도 인천 입장에서는 큰 피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홈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르게 되기는 했지만 홈 그라운드라는 것 이외에 팬들의 전폭적 지지라는 홈 어드밴티지를 제대로 누릴 수 없게 됐다. 갑자기 결정된 홈경기에 입장수익은 포기하고 무료로 경기장 문을 열기로 했지만 흥행참패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어떻게든 경기를 하자고 했지만 경기감독관과 매치 코디네이터가 여러가지 이유로 경기 연기를 결정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상주전을 대비한 선수단의 맥이 풀렸다”면서 “홈 경기로 진행할 경우 그에 따른 개최비용은 규정상 우리가 부담해야 된다고 하더라. 선수단 이동과 경기 전 숙박에 따른 비용은 상주에서 부담한다고 하는데 다른 부분은 몰라도 선수단이 인천에서 하루 더 단체 숙박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상주 구단이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을 제공한 상주도 억울하다.
상주 구단 관계자는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서 우리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긍할만한 부분이 있다. 상주시민운동장은 상주시의 새마을체육과에서 운영 및 관리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 상주 구단은 지난 달 28일 홈 경기 이후 상주시에 잔디 보수의 필요성에 대해 건의했고, 상주시도 이에 동의해 보수작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상주 구단에도, 상주시에도 잔디 관리를 직접 할 인력이 없었던 점이다. 상주시는 전문업체에 잔디 보수를 맡겼는데 정해진 기간 내에 마무리 짓지 못했다. ‘추석 연휴로 인해 보식에 필요한 잔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등의 사유는 해당 업체에서 나온 말이다. 상주 구단 관계자는 “경기장 상태에 대해 계속 체크하면서 시 측에 여러번 건의했고, 해당 업체에게도 이야기 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기간 내에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구단이 직접 경기장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시에서 임대해 사용하는 입장이라 기다리는 것 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구단 입장에서도 경기 당일 오전 경기장 상태가 엉망인 것을 보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전 프로연맹에 경기장 상황을 보고했지만 이미 수습하기에는 늦어버린 시점이었다.
◇관련규정이 없는 프로연맹은 난감하다.
프로연맹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잔디문제로 홈경기가 개최되지 못한 것은 전례가 없는 사상초유의 일이었다. 인천이 18일 홈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이 그나마 다행일 뿐 해결할 문제가 산적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홈 경기를 개최하지 못한 상주에 대해 징계를 내릴 명확한 규정이 없다. 상벌위에서 다룰 사안인지에 대해서도 명문화된 규정이 없어 경기감독관 등의 의견을 청취한 후 결정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포괄적으로 판단할 때 5조 경기 규정 위반의 나항인 ‘공식경기 개최 거부 또는 진행 거부 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사안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홈 경기 개최권이 당초 원정 팀에게 주어지는 것은 홈 팀에 대한 징벌적 규정, 원정 팀에 대한 어드밴티지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의 경우 인천 구단이 입게 될 금전적인 손해나나 이동으로 인한 피로 등에 대한 보전방안은 세부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17일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되면서 남아있던 예비일은 18일과 28일 뿐이었다. 28일은 스플릿 상하위를 나누는 마지막 경기인 다음달 2일 33라운드 경기 나흘 전이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전북-서울의 4강 1차전이 열리는 날이다. 관심을 못받을 상황이면서 동시에 나흘 뒤 열리는 33라운드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날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28일에 경기를 하게 되면 강등권 탈출을 위해 분투하는 인천 입장에서 너무 큰 핸디캡을 안게 되는 셈이다. 18일로 선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홈 경기를 갑자기 개최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이득을 누릴 수도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