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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복잡한 슈틸리케, 이렇게 외로운 명절은 없었다
- 출처:뉴스1 |201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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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땅을 밟은 지 어느새 2년이 됐다. 꼭 2년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된 슈틸리케 감독이 입국 후 진행한 첫 번째 행보는 2014년 9월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일이었다. 신태용 현 A팀 수석코치가 임시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을 때인데, 그날은 2014년 추석 당일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는 이후 순풍에 돛을 단 듯 흘러갔다. 부임 당시 다소 낯선 이름값 때문에 반신반의했던 관계자들과 팬들의 시선은 승승장구했던 2015년을 지나면서 거의 절대적인 믿음으로 바뀌었다. 신(GOD)을 결부시킨 ‘갓틸리케‘라는 단어까지 나왔다.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한국 축구가 사랑한 두 번째 외국인이라는 찬사도 쏟아졌다.
적어도 2016년 여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최근의 공기는 냉랭하다. 9월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중국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3-2로 어렵게 이기고 이어진 9월6일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 졸전 끝에 0-0으로 비기자 이전과는 다른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실전과 다름없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선수를 배려한다는 명분으로 20명만 발탁한 자체부터 ‘알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하필 시리아 원정에서 마땅히 흐름을 바꿀 교체선수가 없어 애를 먹었으니 비판은 더 커졌다. 흐름을 바꾸기 위한 벤치의 움직임도 크지 않아 전술가로서의 능력, 지략가의 자질까지 도마에 올랐다.
다소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어쨌든 결과를 내고 있으니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분위기로 넘어갔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 달콤했던 허니문 기간이 좀 길게 이어졌다. 그런데 월드컵 최종예선에 돌입하자 안팎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슈틸리케 감독도 갑자기 식어버린 국내 여론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전언이다.
처음에는 언론이나 여론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함께 동조해 함께 약간은 흥분한 모습까지 보였던 슈틸리케 감독도 시리아 원정 후에는 심상치 않은 공기를 인지한 듯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다가오는 10월 일정 결과가 또 좋지 않으면 더더욱 악화된다는 것도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한국에서 맞이하는 3번째 추석은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확실히 긴장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A조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중국-시리아와의 2연전이 손쉽게 풀리지 않으면서 남은 최종예선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
당장 10월11일이 걱정이다. 본선 진출권을 다툴 최대 라이벌 이란과 만나는데, 지금껏 한국이 한 번도 승리해보지 못한 아자디 스타디움의 원정경기다. 혹여 10월6일 카타르전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비행기를 탄다면 더욱 숨 막히는 분위기가 될 공산이 크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추석은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때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지난 2년간 한국에서 보낸 명절들은 특별한 문제없이 넉넉하게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2016년 추석은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허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26일 10월 최종예선 2연전에 함께할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명절 연휴 동안 장고를 거듭해 뾰족한 수를 만들어 내야한다. 납득이 갈만한 선수 구성으로 만족스러운 내용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좋은 결과까지 얻어내야 하는 피곤한 과제를 받았다.
선수 시절부터 다른 나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 타지 생활에 꽤 익숙한 슈틸리케 감독이겠지만, 이렇게 외로운 명절은 드물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