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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백의종군' 윤석민, KIA에 바친 어깨
출처:OSEN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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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1회를 던지고 코칭스태프에게 이야기를 했다. ‘상태가 좋지 않으니 다음 투수를 조금 일찍 대기시켜 달라’고 말이다”

KIA 우완 에이스 윤석민(30)의 2016년 1군 시계는 4월 17일에 머물러 있었다. 넥센과의 경기에서 9이닝 9피안타 1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완투승을 한 날이다. 당시는 선발로 복귀한 윤석민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불행과 아픔이 있었다. 전지훈련 당시부터 좋지 않았던 윤석민의 어깨 상태는 완투승 속에서 망가지고 있었다.



윤석민은 “생각이 많았다. 정확히 ‘이게 아픈 것일까’라는 생각도 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5회가 끝난 뒤 ‘그만 던지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 상황이 빡빡했다. 안 좋다가도 마운드에 서면 또 던질 수 있는 게 투수다. 팔이 풀리면 그렇다”라며 당시 끝까지 마운드에 남아 있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투지였다. 지금도 코칭스태프에 대한 원망은 없다. 그러나 후회는 남는다고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어투에 묻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윤석민은 “어차피 지금(5회 상황) 내려가도 엔트리에서 빠질 정도의 문제라는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스스로도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결국 그 경기 후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렸다. 마음은 급한데, 어깨 상태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급하게 일정을 짜다 통증이 다시 찾아와 다시 재활 일정을 중단하기 일쑤였다. 윤석민은 “이렇게 심할 줄도, 길게 던지지 못할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라면서 “후회되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윤석민은 KIA의 보배다. 그리고 아직 한창 때 나이다. 올해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관심은 어깨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로 몰린다. 윤석민은 이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재활에 막 돌아온 선수가 느끼는 당연한 심정이다. 윤석민은 “매일 매일 부담이 된다. 캐치볼을 할 때 ‘오늘은 아플까’라는 생각에 긴장이 된다”라면서 “그간 쌓인 것도 있고 쉽게 낫지 않더라. 앞으로 안고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 순간에 부상이 생겼다기보다는 누적된 것이 통증을 일으키고 있다는 말이 맞다. 윤석민은 2005년 1군에 데뷔한 이래 올해까지 KIA에서만 1218이닝을 던졌다. 선발이 필요할 때는 선발로, 마무리가 필요할 때는 마무리로 갔다. 미국으로 건너가 던진 1년도 있지만 KIA에 바친 어깨이자 청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 이를 잘 아는 구단 관계자들이 윤석민을 보는 시선은 안쓰럽다. 미안함도 섞여 있다. 팬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윤석민은 마냥 구단과 팬들에게 미안하다. 한국으로 복귀할 당시 맺었던 4년 90억 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오히려 마음의 부담으로 자리하고 있다. 윤석민은 “일단 아프다는 자체로도 기분이 안 좋고 힘들다. 마음도 지친다. 여기에 FA 계약 후 아프다보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논다’고 말씀하시는 팬들도 있었고, 먹튀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냥 웃어넘길 수 없는 이야기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떻게든 힘을 내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어깨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1군 복귀를 강렬하게 희망했던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윤석민은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경기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구속은 더 나올 것이다. 걱정할 것은 있지만,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어깨 문제는 일단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만큼 제쳐두고, 5강 싸움에 피가 마르고 있는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에이스의 자존심은 당분간 접는다. 보직은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백의종군 선언이다. 김기태 KIA 감독도 상황을 지켜보고 윤석민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연봉 대비 성적은 어쩔 수 없이 윤석민이 짊고 가야 할 문제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윤석민은 30일 SK전에서 가진 복귀 등판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새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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