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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결장' 기성용의 올 시즌 경쟁 구도
출처:코리아골닷컴|20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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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대표팀 차출 + 군사훈련‘ 이후 프리시즌 말미에 스완지 복귀…번리 원정에서 빠진다

스완지 미드필더 기성용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에 결장한다.

프란체스코 귀돌린 스완지 감독은 1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번리를 상대로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1라운드 경기에 나설 원정 명단을 발표했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을 비롯해 공격형 미드필더 길피 시구르드손, 왼쪽 측면 수비수 닐 테일러와 같은 주전급 선수들이 명단에서 제외된 점이 눈에 띈다. 귀돌린 감독은 올여름 각국 대표팀 차출 등을 이유로 프리시즌에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이 아직 경기에 나설 몸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그들을 모두 제외했다. 기성용, 시구르드손, 테일러는 나란히 스완지의 여름 전지훈련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지난 주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기성용과 시구르드손, 테일러는 올여름 스완지가 치른 프리시즌 경기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체력 훈련과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데 주력한 스완지의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이들은 일찌감치 시즌에 대비한 대다수 팀동료들보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다. 즉, 이 세 선수는 이르면 20일 오후 11시 스완지가 헐 시티를 상대할 홈 개막전에 출전할 전망이다.

귀돌린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 공격형 미드필더 시구르드손이 프리시즌 일정에서 완전히 제외돼 여름 내내 리온 브리튼, 잭 코크, 르로이 페르를 위주로 허리진을 구성했다. 흥미로운 점은 세 선수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점이다. 여기에 간혹 켄지 고레, 제이 풀튼, 웨인 라우틀리지가 중앙에 배치되며 시험무대에 올랐다. 이후 고레는 프리시즌이 종료될 무렵 노샘프턴 타운으로 6개월 임대됐고, 22세 중앙 미드필더 풀튼은 사실상 주전보다는 백업 선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라우틀리지는 상황에 따라 중앙에 배치될 수 있지만, 측면 미드필더나 공격수 자리에 더 익숙한 자원이다.

즉, 스완지는 기성용과 시구르드손이 팀 전력에 복귀할 때까지 주력 중앙 미드필더 자원을 브리튼, 코크, 페르 세 명으로만 운용해야 하는 빠듯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 중 후방에 깊숙이 배치된다는 점과 패스 위주로 팀 전술을 풀어주는 활약 성향이 기성용과 비슷한 브리튼은 프리시즌 기간에도 주장 완장을 차며 입지를 다졌으나 잦은 부상 탓에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스완지 공격 전술의 키를 쥔 시구르드손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때, 그의 밑에 배치될 나머지 두 자리를 두고 기성용, 코크, 페르, 브리튼이 경쟁할 전망이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감독 교체, 뇌진탕, 대표팀 차출이라는 변수가 발생해 한때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으나 그가 정상적인 몸상태만 유지한다면 코크, 페르, 브리튼과의 경쟁은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다만 그가 올여름 유럽 원정을 떠났던 대표팀에 차출된 데 이어 기초군사훈련에 참가하며 정상적으로 훈련을 하지 못한 만큼 시즌 초반에는 일단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코크와 페르는 물론 풀튼이 프리시즌에 빼어난 활약을 펼친 점이다. 수비력이 좋은 코크는 날카로운 전진 패스 능력을 장착한 모습을 보여주며 스완지가 치른 여섯 경기에 모두 출전해 도움 두 개를 기록했다. 또한,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전형적인 잉글랜드식 ‘박스-투-박스 미드필더‘ 페르도 여섯 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지난달 23일 브리스톨 로버스전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한 후 직접 30미터 드리블 후 터뜨린 득점을 포함해 총 세 골을 뽑아냈다. 심지어는 백업 자원 풀튼도 올여름 24일 스완든전, 6일 스타드 렌전에서 문전 침투에 이은 헤딩골로 각각 한 골씩을 넣었다.

여기에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하는 ‘주장‘ 브리튼까지 제 몫을 해준다면, 기성용의 올 시즌 주전 경쟁을 예상보다 험난해질 수 있다. 기성용이 귀돌린 감독 체제에서 꾸준하게 출전한 적이 없는 데다 올여름 스완지의 프리시즌 일정까지 소화하지 못해 아직 그가 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으며 팀동료들과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될 지는 섣불리 예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귀돌린 감독은 지난 시즌 막판 기성용이 웨스트 햄을 상대로 공격형 미드필더 출전해 득점까지 하며 스완지의 4-1 대승을 이끌자 ‘웨일스 온라인‘을 통해 "기성용은 내가 좋아하는 선수(I do like Ki)다. 그는 이 경기에서 자신이 편한 포지션에서 활약하며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어 귀돌린 감독은 올여름 기성용 영입을 추진한 스토크가 제시한 이적료 700만 파운드(한화 약 100억 원)를 거절하면서까지 그를 팀에 잔류시켰다. 따라서 귀돌린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도 오히려 공격적인 능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기성용에게 올 시즌 더 다양한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실제로 과거 귀돌린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4-1-4-1, 3-6-1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구사하며 지략가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특히 이미 중앙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를 영입한 스완지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앙드레 아예우를 웨스트 햄으로 이적시키고 이적료로는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1,550만 파운드(약 222억 원)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보르하 바스톤을 영입한 점이 기성용의 역할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통파 중앙 공격수 요렌테와 바스톤이 나란히 선발 출전한다면, 스완지의 미드필드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EURO 2016에서 드러났듯이 수비를 안정화하면서도 득점력을 보완할 수 있는 투톱 전술이 갈수록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요렌테와 바스톤의 스완지 이적은 곧 귀돌린 감독이 과거 이탈리아에서 활용한 측면을 최대한 생략하고 중원 안정을 꾀하는 포메이션인 4-3-1-2를 현재 활용 중인 4-2-3-1과 번갈아 가며 쓸 플랜B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측면 포기한 중앙 미드필더 네 명이 배치되는 전술이라면, 공격 전개 능력은 팀 내 정상급인 기성용의 역할이 스완지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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