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경기 당일 브라질에 도착한 나이지리아에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일본은 5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아레나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4-5로 패했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협회의 운영 미숙과 자금난 등의 문제로 비행기 티켓을 준비하지 못해 이날 오전에야 경기가 열리는 마나우스에 도착했다.

일본과의 경기가 시작되기 약 6시간30분 전에야 결전지에 입성한 것이다.

일본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훈련 일정 취소, 경기 직전 7시간 넘는 비행 등은 나이지리아 경기력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데구라모리 마코토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만약 경기장에 나이지리아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다"며 여유까지 부렸다.

경기가 시작되자 나이지리아의 컨디션 난조 우려는 기우가 됐다. 경기 초반부터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일본을 당황케 했다.

전반 6분 사디크 우마르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나이지리아는 이후 오그헤네카로 에테보의 4골을 추가해 일본을 침몰시켰다.

일본은 고로키 신조, 미나미노 다쿠미, 아사노 다쿠마, 스즈키 무사시 등이 1골씩을 터뜨리며 역전을 노렸지만 에테보의 공격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4강팀이었던 일본(1패·승점 0)은 B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나이지리아(1승·승점 3)는 콜롬비아(1무·승점 1), 스웨덴(1무·승점 1) 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경기를 마친 일본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의도치 않았던 난타전이 전개되며 일본다운 경기를 하지 못했다"며 "실점을 너무 많이 했는데 부족했던 부분을 수정해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팀의 주장인 엔도 와타루는 "이른 시간에 실점을 하며 경기가 어렵게 됐다"며 "포기하지 않고 90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원했던 결과를 만들어냈다.

출국이 몇 차례나 연기되는 상황에서 일본 취재진을 만난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우리는 일본과 언제 맞붙어도 5-0으로 이길 수 있다", "컨디션에 전혀 문제가 없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