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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소극적인 성남, '필살 잠그기'도 실패
- 출처:풋볼리스트|201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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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성남FC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할 때부터 철저히 수비에만 집중하려 했다. 일단 걸어잠그기 시작하면 패배를 면했던 전례가 있지만 이번엔 정도가 너무 심했다.
3일 경기도 성남의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7라운드를 앞당겨 치른 성남은 FC서울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전에 실빙요의 K리그 데뷔골이 나왔으나 후반전에 데얀에게 2골을 내줬다.
성남의 경기력은 전반전과 후반전이 극명하게 달랐다. 전반엔 대등한 경기를 하며 실리를 챙겼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득점자 실빙요를 빼고 센터백 장석원을 넣어 포메이션을 4-1-4-1에서 5-4-1로 바꿨다. 후반 17분엔 당시 측면 미드필더로 뛰던 황진성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안상현을 넣었다. 그러나 두 교체 이후에 실점이 나왔다.
걸어잠근 경기에서 첫 패배
통계상 김 감독의 소극적인 교체는 이해할 만했다. 성남이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걸어잠그기를 시도(포지션이 더 수비적인 선수를 투입한 경우만 집계)한 건 10차례였다. 그중 27라운드를 제외한 9경기에서 7승 2무를 거뒀다. 일단 소극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면 동점골을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역전까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걸어잠그는데 실패한 경우는 두 차례였다. 2라운드에서 수원FC를 상대로 1-0으로 앞서고 있을 때 공격형 미드필더 피투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이종원을 투입했다. 교체 후 동점골을 허용하고 1-1로 비겼다. 13라운드엔 전북현대 원정에서 1-0으로 앞서고 있을 때 피투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연제운을 넣었다. 이후 2골을 거푸 허용한 뒤 1골을 따라잡아 2-2 무승부를 거뒀다.
나머지 7경기에선 소극적인 후반전 운영이 승리를 불렀다. 성남이 이번 시즌 거둔 총 승리가 9승이므로 소극적인 운영이 승점 획득에 큰 비중을 차지한 점은 사실이다.
6월엔 서울 상대로 통했으나
후반전을 세 부분으로 나눠보면, 성남이 후반 31분 이후에 걸어잠근 경기가 5회로 절반을 차지했다. 여기선 4승 1무를 거뒀다. 후반 16~30분에 걸어잠근 3경기에선 2승 1무를 거뒀다. 후반 15분도 되기 전에 수비적인 교체를 한 경기는 이번까지 단 두 번이었고,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번 교체는 유독 극단적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6월 29일 서울 원정에서 일찌감치 걸어잠궈 승리한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성남은 전반전을 2-1로 유리하게 마친 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미드필더 조재철을 빼고 수비수 임채민을 투입했다. 이후 한 골을 추가해 점수차를 벌렸다.
그러나 6월 당시 서울을 꺾은 건 후반 29분 아드리아노가 임채민을 가격해 퇴장당한 덕분이기도 했다. 그때 성남은 슈팅 숫자에서 8 대 12로 뒤쳐졌으나 결정력이 더 나아 승리했다. 경기 운영을 잘 한 덕분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성남의 소극성을 잘 이용한 서울
이번엔 성남이 걸어잠그는 것과 동시에 서울이 공격을 강화했다. 서울이 데얀과 아드리아노를 중앙 공격수로 놓고, 원래 공격수인 박주영을 윙어로 배치하는 극단적인 공격 축구를 시도했다. 서울도 수비적인 약점을 안고 경기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공격 숫자를 줄인 성남은 서울의 빈틈을 공략할 힘이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미드필더들이 라인을 끌어올렸어야 하는데 너무 내려가서 한 라인이 됐다. 골대 앞으로 바로 공이 투입됐다. 미드필드에서 작전지역에 상대가 들어왔을 땐 전진 플레이를 해야 했는데도 너무 내려서서 상대가 바로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많이 내줬다. 오늘 최고의 패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대로 성남 수비는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 서울이 중앙선을 넘어 야금야금 전진할 때 전혀 저지하지 못하고 위험 지역 진입을 허용했다. 또한 서울의 측면 수비를 맡은 김치우와 고광민은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고 얼리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결국 지나치게 많은 위기가 곧 패배로 이어졌다.
성남은 홈 승리가 절박하다
김 감독은 승리가 절박했다. 성남은 최근 8차례 홈 경기에서 2무 6패에 그쳤다. 홈 팬들에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준 지 오래됐기 때문에 다른 홈 경기들보다 극단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성남은 일주일 동안 팀을 추스른 뒤 10일 전남드래곤즈와 또 탄천에서 경기한다. 전남은 최근 5경기 4승 1무로 상승세 중인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