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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급 외국인 선수 사관학교’ 대구, 그 비결은?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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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 대구 FC는 클래식과 챌린지를 통틀어 외국인 선수를 가장 뛰어나게 뽑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나또·에닝요처럼 과거 대구 역사를 수놓은 외국인 선수까지 떠올리지 않더라도 최근 1~2년 사이 대구의 외인 선수들은 정말 잘한다는 인상을 팬들에게 심어 주고 있다.
2015시즌 챌린지 득점왕(26골)을 차지한 조나탄(현재 수원 삼성)을 필두로 2016시즌을 책임지고 있는 세징야·파울로·에델로 이어지는 삼바 트리오의 화력은 챌린지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세 선수는 총 21골 7도움을 합작하고 있는데, 올 시즌 32골을 터뜨리고 있는 대구 팀 득점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승격 경쟁을 벌이는 데 있어 가장 큰 원동력을 불어넣고 있는 축이 바로 브라질 출신 외국인 삼총사 공격수라 할 수 있다.
다른 팀들도 이처럼 훌륭한 외국인 선수를 뽑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뜻한 바 결과를 내는 데 무척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대구는 정말 족집게 같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영진 대구 감독에게 그 비결을 물었더니, 웃음을 지으며 입단 초기 득점 여부를 거론했다.
이 감독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새로운 리그에 들어온 초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한국 축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는지 여부가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서너 경기 정도에 득점하지 못하면 선수나 감독이나 조급해진다. 사실 코칭스태프는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처지라, 안 되겠다 싶으면 선수를 바꾼다. 그러는 과정에서 여러 선수가 팀에 들락거리게 되는데, 그러면 팀이 망가진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시즌 개막 후 빨리 득점에 성공했다”라고 설명했다. K리그 입성 초기에 자신감이 생길 수 있는 골을 얼마나 빨리 터뜨리느냐 여부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대구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이 남긴 공격 포인트 기록을 살피면 이 감독의 설명대로다. 2016시즌 공격 트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세 명의 브라질 선수는 모두 입단 후 세 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현재 챌린지 득점 1위인 파울로는 대전 시티즌과 벌인 시즌 개막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고, 세징야 역시 3경기 만에 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뛰고 있는 에델의 경우 2015시즌 시작 후 두 경기 만에 득점을 올렸으며, 챌린지 득점왕을 차지했던 조나탄도 파울로처럼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골맛을 봤다. 2016시즌 전반기를 뛰다 퇴단한 데이비드를 제외하면, 대구의 외인 선수들은 대단히 빠른 시일 내에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다른 팀들도 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외국인 선수들은 어떻게 이토록 빨리 골맛을 보며 이를 통해 한국 축구에 조속히 적응할 수 있었을까? 이 감독은 공격 포지션에 자리한 외국인 선수에게 과감한 프리 롤을 맡겼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한국식 조직적 축구를 요구하는 타 팀과 반대인 자세다. 이유가 있다. 생소한 환경에서 낯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외국인 선수에게 무리한 조직적 플레이를 요구하기보다는 이들이 보다 자신들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 좀 더 손쉽게 득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어차피 시즌은 길게 남은 만큼 발을 맞추는 데 충분한 여지가 있는 만큼, 빨리 골맛을 보도록 해 외국인 선수들에게 한국 축구에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게 더 급선무라 봤던 것이다. 그리고 이 판단은 지금까지 아주 제대로 적중하고 있다.
이후 단순히 방목하다시피 외국인 선수들이 플레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감독은 조나탄이 주도했던 지난해 대구의 공격보다 올 시즌 대구의 공격이 훨씬 낫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대구는 정말 온전히 외국인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쳤지만, 올해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파울로는 골문 앞 득점력이 탁월하고, 에델은 파워가 뛰어나다. 세징야는 테크닉이 훌륭하다. 세 선수가 서로 모자란 부분을 메워 주고 공격을 책임져 주니 골과 도움이 고루 나오고 있다. 내용적 면에서는 지금이 훨씬 낫다”라고 설명했다.
초창기에 최대한 빨리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자신감을 가진 선수들이 이제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고 나아가 한국 선수들과 호흡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경기를 거듭하면서 뛰어난 파트너십까지 보이고 있으니, 자연히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경기력이 특출 날 수밖에 없다. 대구의 외국인 선수 농사 비결은 여기에 있다. 좋은 선수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선수들이 K리그에 자신감을 가지고 향후에는 조직적 축구까지 펼칠 수 있게끔 유도하는 데 더 크게 공들인 점이 결과로 표출되고 있다. 특급 외인 선수의 활약을 오매불망 바라는 타 팀들이 배울 만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