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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으로 공멸한 대만, KBO도 예외 아니다
출처:오마이뉴스|20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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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스포츠‘ 프로야구와 승부조작이라는 적

 

 

KBO리그가 연이은 사건사고로 악몽 같은 7월을 보내고 있다. 신생구단 kt 위즈에서 제 2의 전성기를 열었던 내야수 김상현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임의탈퇴 신분이 된 것이 시작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해외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 조사를 받던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과 안지만은 처지가 엇갈렸다. 윤성환은 일단 수사가 중지되었지만, 안지만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개설에 연루되었다는 혐의가 추가되면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4년 만에 재발한 승부조작 사건이다. NC 다이노스 소속의 투수 이태양과 국군 체육부대 소속 외야수 문우람(넥센 히어로즈)이 브로커 등과 모의하여 수 회에 걸쳐 경기를 조작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챙긴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검찰 수사결과를 살펴보면 처음 승부조작이 적발된 2012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승부조작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1회 볼넷‘은 4년 전에도 등장했던 방법이지만 이번에는 4이닝 오버, 1회 실점 등 더 다양한 방법이 이용되었다. 선수들이 받은 대가도 4년 전에는 600만~700만 원 대였지만 이번 사건에선 1000만 원 이상의 금액이 오고 갔다.

게다가 검찰 발표에 따르면 문우람 본인이 자발적으로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이태양을 포섭하는 등 직접 경기조작을 계획했다고 하니 범행의 심각성은 4년 전 이상이다. 올 시즌을 ‘클린 베이스볼‘의 원년으로 정한 KBO의 선포가 무색할 정도다.

승부조작은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다. 팬들은 프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승부에 임하는 모습과 그 결과를 보고 삶의 활력소를 얻는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인기를 얻게 되고 그에 준하는 연봉 인상의 기회도 잡게 된다.

하지만 승부조작이 발생하게 되면 그 모든 것이 의미를 잃는다. 이미 축구·농구·배구 선수들도 과거에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프로스포츠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렸다.

특히 야구에서 승부조작의 심각성은 다른 스포츠보다 막대하다. 야구는 기록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절대적이다. 기록이 쌓여서 야구 자체와 선수 본인의 역사를 만들고 팬들에게 승부 이외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프로야구에서의 승부조작은 이 모든 것을 날려버릴 위험이 상당하다. 이미 2012년 박현준(전 LG 트윈스)과 김성현(전 LG 트윈스)이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호된 홍역을 치렀다.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돈 문제다.

2010년, 박현준은 트레이드를 통해 SK 와이번스에서 LG로 이적했다. 후반기에 선발로 등판하면서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듬해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면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넥센에서 LG로 온 김성현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한 투수였다.

NC 이태양도 2015시즌 10승을 기록하고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으며 연봉 1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상무에 입대한 문우람 또한 넥센 타선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기대 받는 유망주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장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였지만 당장 받는 연봉은 적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박현준은 2011년 4300만원을 받던 선수였고, 투수 유망주로 기대를 받던 김성현도 2011년 연봉 2300만원을 받던 선수였다.

시간이 흘러 2014년, 두 번째 승부조작을 저지른 이태양과 문성현은 당시 연봉이 각각 4400만원과 6200만원이었다. 고액 연봉자의 기준을 1억원으로 잡는다면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연봉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수 백만 원에서 수 천만 원에 달하는 액수의 돈은 당장 박봉의 선수들을 유혹할 가능성이 크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에 휘둘린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검은 손길에 이끌린다.

더 많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저지르는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항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강력한 처벌이 동반되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20년에 발생한 ‘블랙삭스 스캔들‘로 1919년 월드시리즈 승부조작에 가담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최고의 인기스타 조 잭슨이 영구 제명되었다. 조 잭슨은 당시 메이저리그 역대 타율 3위, 3년 연속 타격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만한 활약했지만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복권되지 못하고 있다.

KBO리그는 4년 만에 재발한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선수와 구단, 협회 차원의 다각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KBO에서, NC와 넥센에서 발표한 공식 사과문이 ‘사과문‘에 그친다면 KBO리그는 대만 프로야구처럼 모두 공멸하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

1996년 이후 13년 동안 굵직한 승부조작 사건만 6건이 발생했던 대만 프로야구는 한때 11개였던 프로야구단이 4개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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