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지난 18일 김태형 감독과의 3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시즌 반환점을 막 돌아선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감독과의 3년 장기 재계약을 발표한 건 이례적이다.

두산은 왜 이처럼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을까. 김태형 감독이 ‘초보 감독‘으로서 최고의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섭섭함을 느끼지 않게 재계약을 하겠다는 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지난해 처음 두산 지휘봉을 잡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올 시즌 두산은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두산과 김태형 감독은 올해로 감독 계약이 끝나는데, 시즌 초반부터 두산이 선두를 질주하면서 김 감독의 재계약은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과거 프로야구에서는 계약기간 마지막 해에 팀과 감독의 트러블이 생긴 적이 있다. 2011년 SK와 김성근 감독의 경우가 그렇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재계약 여부를 알려주지 않고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구단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고, 결국 시즌을 끝마치지 못한 채 SK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산이 단순히 김태형 감독을 배려하기 위해서만 이번 발표를 한 건 아니다. 두산은 현재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며 우승까지 내달릴 만한 분위기를 탄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 재계약 여부로 잡음이나 오해가 생길 경우 자칫 최고의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을 법하다. 두산 구단이 발 빠르게 김 감독과의 3년 재계약을 발표하는 건 이런 부분에 대한 ‘위기 관리‘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이번 발표로 인해 두산은 ‘두산맨‘ 김태형 감독과 성적과 궁합 등 모든 면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이뤄냈다. 두산이 김 감독과의 3년 재계약만 발표했고,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도 두산 구단과 김 감독 사이의 신뢰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발 빠른 재계약으로 인해 두산은 명문 구단 이미지를 굳히고 팀 분위기를 더욱 살리는데 도움을 받은 게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