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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경기'에서 전북이 얻은 희망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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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찾기 어려운 사례였다.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공식 친선 경기로 인증받지 못한, 말 그대로 ‘연습 경기’였다. 그런 연습 경기를 K리그 클래식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치르는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그것도 무료지만 관중을 불러 모아 ‘공식 연습 경기’를 만든 건 쉽게 찾기 어려운 사례였다.
특이한 경우였지만 그리고 공식전이 될 수 없었지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 현대가 벨기에 2부리그 AFC 튀비즈전을 통해 얻은 건 꽤 많았다. 어린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고,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했다. 그래서 최근 겪은 아픔을 좀 더 빨리 털어 낼 수 있다는 희망도 발견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연습 경기였으나 얻은 게 꽤 많다.
전북이 지난 6일 튀비즈와 치른 공개 연습 경기에서 대승을 거뒀다. 전북은 전반에 두 골, 후반엔 무려 여섯 골을 터트리며 튀비즈를 8-1로 대파했다. 반면 튀비즈는 아직 시즌이 시작되기 전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웠다. 특히 수비가 전북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속절없이 무너졌다.
당초 이 경기는 KFA와 프로연맹으로부터 공식전으로 승인받아 대전 시티즌처럼 치를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해 연습 경기로 열렸다. 국내든 해외든 K리그에 속한 팀이 평가전이나 친선전을 치르려면 상급 기관인 KFA와 프로연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튀비즈전을 승인받지 못한 전북은 고민 끝에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관중을 무료로 초청하는 연습 경기 형태를 택했다.
여러 가지가 정상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치른 연습 경기였지만, 전북은 튀비즈전을 통해 얻은 게 꽤 많았다. 먼저 백업 멤버, 더 정확히 출전 선수 명단에 드는 것조차 어려운 어린 선수들의 기량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K리그 클래식 열두 팀 중 가장 두터운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는 전북이지만, 치고 올라오는 새싹이 많다는 건 그만큼 미래가 밝음을 의미한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튀비즈전에 나선 새로운 이름들의 활약은 신선함과 동시에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튀비즈전 전반전에 측면 미드필더 최정우, 수비형 미드필더 이우혁, 오른쪽 측면 수비수 최동근, 중앙 수비수 이한도를 선발 출전시켰다. 또 전반 중반엔 측면 미드필더 명준재, 후반엔 골키퍼 황병근을 투입해 기량을 펼치도록 했다.
최 감독의 눈에 들고 싶었던 이들은 김신욱이나 김보경 등 주전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피치 위를 누볐다. 이우혁의 경우 강원 FC에서 뛰었고 일부 선수들은 R리그를 경험하긴 했어도, 1군 선수들과 함께 전주성에서 그것도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최정우는 간결한 터치와 패싱력을 선보이며 선제골을 뽑아냈고, 전반 30분 최정우와 교체 투입된 명준재는 지난 1월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치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독일)에서 보인 가능성을 다시 선보여 전북 팬들을 신나게 했다. 이들 외 이우혁과 이한도 등도 주어진 몫을 충분히 해내며 내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또 다른 수확은 팬들의 여전한 사랑이다. 이날 전주 월드컵경기장엔 약 1,500여 명의 관중이 모였다. 지난 시즌 K리그 평균 관중 1위에 빛나는 전북이지만, 언론에 홍보가 덜 됐고 공식전이 아닌 연습 경기였음을 감안하면 적잖은 수다. 물론 무료 입장이긴 했다. 그러나 경기가 열린 날 오후 전주엔 강한 폭우가 내렸다. 폭우는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해 팬들의 발걸음이 경기장으로 향하는 걸 방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 월드컵경기장엔 적다고 할 수 없는 팬이 찾아와 “최강 전북”을 외쳤다. 더 주목할 점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 중 적잖은 수가 전북의 홈 유니폼을 입었다는 점이다. 연습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는 축구장을 찾을 때 홈팀 유니폼을 착용하는 일이 전주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이 확인된 순간이다.
이렇게 전북은 튀비즈전에서 연습 경기였음에도 중요한 두 가지를 얻었다. 어린 선수들의 활약과 팬들의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는 또 다른 힘을 얻었다는 점이다. 전북에 있어 지난 6월은 그야말로 잊고 싶은 순간이었다. 그런데 평범한 연습 경기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수확을 얻으며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