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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전수전 겪어 온 석현준 '경험의 힘'
- 출처:풋볼리스트|20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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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매치 2연전만 놓고 석현준이 황의조보다 나은 공격수라고 하긴 힘들다. 석현준은 유럽 수비수들을 상대로도 평소 플레이를 그대로 펼쳤다. 차이는 기량이라기보다 경험이었다.
5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에덴 아레나에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은 체코에 2-1로 승리하며 지난 1일 스페인에 1-6으로 대패한 상처를 어느 정도 씻어났다. 이 경기를 출정식 삼아 유로 2016 본선으로 향하려던 체코는 영 찜찜한 기분으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이날 선발 출장한 공격수 석현준은 후반 43분 황의조와 교체될 때까지 수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백미는 전반 40분 넣은 한국의 두 번째 득점 장면이었다. 토마스 로시츠키를 압박해 실수를 유발한 뒤 윤빛가람이 공을 가로챘다. 한국의 기습이 벌어졌다. 윤빛가람이 약간 오른쪽에서 전진하는 석현준에게 스루 패스를 건넸다. 석현준은 슛을 할 각도가 좁은 상황에서 페트르 체흐 골키퍼가 미처 손을 뻗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슛을 날려 득점했다.
석현준이 9번째 A매치에서 넣은 4호골이자 지난 3월 태국전 득점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다. 한국은 오는 9월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시작한다. 지난 2차 예선보다 한 차원 높아진 상대를 맞이하기 전 공격수 석현준의 자신감과 결정력을 확인했다.
석현준은 속공 상황에서 체코 레프트백 게브르 셀라시를 상대로 일대일 돌파를 시도하다 경고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셀라시는 나중에 경고 한 장을 더 받아 퇴장 당했다. 석현준의 동선은 주로 페널티박스 가장자리였다.
#유럽 경험 많은 석현준, 평소 플레이 그대로
석현준은 힘, 황의조는 움직임이 좋다고 말하는 건 반쪽짜리 평가다. 석현준의 건장한 체격이 부른 오해이기도 하다. 석현준은 190cm의 키와 당당한 체격을 가졌지만 상대 문전에서 몸싸움을 하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다. 오히려 2선으로 내려가 윙 플레이를 즐긴다. 황의조가 페널티지역 주위를 종횡무진 움직이는 다양한 동선을 갖고 있다면, 석현준은 측면으로 빠지는 동작과 상대 센터백 뒤로 파고들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는 동작 등 몇 가지 정형화된 움직임을 보인다.
이날 석현준의 득점도 평소 좋아하는 플레이에서 나왔다. 석현준은 주로 왼쪽보단 오른쪽으로 빠지며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슛을 날리는 플레이가 특기다. 약간 오른쪽에 치우쳐 각도가 없어 보일 때 자신 있는 슈팅으로 뜻밖의 득점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체흐를 상대로 득점한 것도 전형적인 석현준식 득점이었다.
반면 페널티 지역 안에서 늘 최선의 위치를 선점하는 건 아니었다. 체격에 비해 몸싸움을 꺼리는 석현준은 상대 건장한 센터백과 붙어있기보다 문전을 떠나게 되더라도 거리를 확보하는 편이다. 이날처럼 2선에 있는 선수들이 좋은 타이밍에 침투하지 못하는 날엔 석현준 특유의 동선이 무의미해지기 쉽다.
장단점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기어코 골을 넣은 석현준의 체코전을 보면, 진정한 강호 스페인과의 경기에 황의조가 투입된 점이 새삼 아쉽다. 황의조는 국내에서만 뛰어 왔고, 7년 전 U-17 대표 시절 브라질과 프랑스를 상대했던 걸 제외하면 각급 대표팀에서도 아시아 국가만 상대해 왔다. 유럽 정상급 수비수와의 대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다. 황의조에겐 낯선 환경이었다.
석현준은 2009년 아약스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해 흐로닝어, 마리티무, 나시오날, 비토리아, 포르투 등 여러 유럽 팀에서 뛰어 왔다. 건장한 유럽 수비수를 상대한 경험이 많다.
황의조와 달리 유럽 경험이 많은 석현준은 체코뿐 아니라 스페인을 상대로도 더 자신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번 2연전을 통해 석현준과 황의조의 기량 차이가 드러났다고 보는 것보단 산전수전 다 겪어 온 석현준의 경험이 도움을 줬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