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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단맛'본 슈틸리케호, 그래서 더 값진 6월
출처:인터풋볼|201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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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가 야심차게 준비한 6월 원정 평가전서 ‘쓴맛‘과 ‘단맛‘을 모두 느끼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예상했던 것보다 뼈아팠던 스페인전 대패부터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어준 체코전 승리까지 모두 값진 시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에덴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와의 평가전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적지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면서 스페인전 대패의 아쉬움을 달랬다.

:: 수비 붕괴+후반전 체력저하, 6월 A매치의 ‘쓴맛‘

한국은 6월 A매치를 치르기 전까지 순항을 이어왔다.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과 동아시안컵 우승 등 굵직굵직한 대회서 이력을 추가했고, 8연승을 질주하며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20승 3무 3패로 압도적인 승률(77%)을 기록하며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그러나 남부럽지 않던 우등생도 더 큰 무대로 나가니 한없이 작아졌다. 스페인을 상대로 1-6 대패를 당하면서 세계의 벽을 뼈저리게 실감한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금까지 맞붙은 상대가 한국과 비슷하거나,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순항을 이어가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불안감이 자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한국은 스페인전서 공격과 수비, 중원에 모두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종료 후 "많은 것이 부족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스페인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을 정도다. 특히 A매치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란 진기록에 감춰졌던 수비진의 민낯을 그대로 마주해야 했다.

스페인전서 윤석영(27)과 김기희(28), 홍정호(28), 장현수(26)로 수비진을 구축한 한국은 스페인의 공세가 계속되자 집중력을 잃고 우왕좌왕했고, 길 잃은 아이마냥 갈피를 잡지 못했다. 분위기를 다잡아줄 리더의 부재가 뼈아픈 90분이었다. 위안거리라면 곽태휘가 선발 출전해 중심을 잡아준 체코전서는 안정감이 더해졌다는 사실이다.

후반전 체력 저하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 체코전서 전반 45분간 볼 점유율과 슈팅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윤빛가람과 석현준이 연속골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후반전은 달랐다. 후반 14분 셀라시에가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오히려 공세를 펼친 건 체코였다. 전반전 거친 몸싸움을 벌인 탓인지, 체력 저하로 인해 전반전 보여준 경기력이 후반전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한국영과 이재성을 투입하며 중원에 힘을 실어봤지만, 교체카드도 이미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환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정교한 패스플레이를 구사하는 스페인과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체코를 상대로 값진 교훈을 얻고 돌아온 한국이다.

:: 아픔 딛고 거둔 승리+윤빛가람의 부활

마냥 아프기만 했던 건 아니다. 슈틸리케호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대패의 아픔을 빠르게 회복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국은 체코전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몸싸움을 펼치는 체코를 상대로 당당히 맞섰고, 유로 2016 대회를 앞두고 출정식을 갖는 체코의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실 체코전을 앞두고 슈틸리케호에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다.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은 슈틸리케 감독이 분위기를 잘 추스를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픔을 툭툭 털고 일어났다. 패배의 충격은 컸지만, 빠르게 회복해야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체코전 승리는 어느 때보다 값지다.

윤빛가람의 부활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체코전서 ‘1364일‘만에 대표팀에 모습을 드러낸 윤빛가람은 전반 26분 아크 부근에서 찬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구석을 정확히 노려 찬 윤빛가람의 프리킥에 ‘베테랑 골키퍼‘ 체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윤빛가람은 전반 39분 석현준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며 추가골을 도왔다. 체코전 2득점에 직간접적으로 모두 기여한 것이다. 구자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윤빛가람의 활약은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더 큰 무대에서 소중한 교훈을 안고 돌아온 슈틸리케호, 협회 관계자도 스페인전을 마친 뒤 "강팀과의 A매치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강팀을 상대로 한 A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6월 A매치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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