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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일보하는 황의조가 흐뭇한 김학범 감독
출처:베스트 일레븐|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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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가 매섭긴 매서워졌다. 무작정 골문을 향해 돌진하던 단계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좀 더 진화한 공격수가 되려는 제자의 모습을 바라보는 김학범 성남 FC 감독의 마음은 매우 흡족하다.

5라운드가 종료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에서, 황의조는 2골로 팀 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멀티 골밖에 없긴 하다. 그러나 그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황의조는 득점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인상 깊은 활약을 보였다.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역이용한 후 순식간에 슈팅 공간을 만드는 움직임이 상당히 매서웠다. 지난 13일 오후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치른 맞대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득점은 없었으나 측면 배후로 빠지거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찰나의 순간에 슈팅 타이밍을 잡는 모습 등 움직임 자체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했다.

"황의조의 움직임이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지능적인 듯하다"라는 평가에 대해, 김 감독은 동의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공격수는 많이 뛴다고 좋은 게 아니다. 어슬렁거리는 듯하다가도 찬스가 왔을 때 비호같이 움직이며 골을 넣을 줄 아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타계한 네덜란드 축구 전설 요한 크라위프도 김 감독과 비슷한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크라위프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최근 활동량이 중요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무조건적 해석을 경계한다. 공격수가 한 경기에서 10㎞를 뛰었을 때, 이를 열심히 뛴 걸로 보면 안 된다. 수비수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공격수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경기 내내 잘못된 위치에서 뛰었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체력을 낭비하고 있으니 찬스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공격수가 무작정 열심히 뛰는 게 미덕으로 여겨질지 모르나, 골로서 승리를 책임져야 할 공격수는 이른바 완급 조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최근 그런 모습을 황의조에게서 보고 있다. 지난 시즌 황의조는 골문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드는 야생마와 같았다. 특유의 반 템포 빠른 슈팅으로 많은 골을 잡아 내긴 했으나, 지난해 황의조의 진정한 진가는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 공격을 통해 상대 수비의 힘을 빼는 데 있었다. 골도 골이지만, 열심히 뛰는 점만으로도 김 감독의 기대에 능히 부응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스코어러의 소임에 집중해야 할 올 시즌에는 다르다. 김 감독은 “우리도 상대 에이스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는데, 상대라고 해서 다를 게 있겠나? 지난해에 모르고 당한 측면이 컸던 상대 수비가 이제는 황의조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냥 무작정 열심히 뛴다고 해서 상대 수비를 허물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당연히 황의조가 그 수비를 깨려면 보다 지능적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

물론 당장 황의조가 이런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 지금껏 해 왔던 습관에 젖어 있어 아무리 변화의 필요성을 머리로 느낀다고 해도 몸이 그렇게 움직이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실제로 황의조는 몇몇 장면에서 좀 더 기민하고 영리하게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이동국처럼 ‘골 도사‘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그만한 연륜과 경험을 쌓아 가는 단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 좋은 공격수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으니 구태여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도리어 기대했던 가능성 있는 모습을 최근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 흐뭇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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