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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FOCUS] 재창단 후 첫 1위, 성남의 지독한 축구
- 출처:풋볼리스트|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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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가 시민 구단으로 재창단한 뒤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비록 3라운드에 불과하지만 완성되지 않은 전력으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성공적인 시즌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라운드 결과 2승 1무를 거둔 성남과 전북현대 중 득점이 더 많은(4득점 1실점) 성남이 1위에 올랐다. 지난달 12일 수원삼성에 2-0 승리, 19일 수원FC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달 2일 포항스틸러스를 상대로 1-0으로 이겼다.
1위는 시민구단으로 탈바꿈한 뒤 처음이다. 지난 시즌엔 3위, 재창단 첫 해인 2014년엔 7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성남일화 시절부터 응원해 온 팬들에게도 2010년 9월 이후 약 5년 반 만에 처음 보는 순위다.
겨우 3경기를 치른 순위가 시즌 끝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표본이 너무 작기 때문에 앞으로 일어날 다양한 변수에 따라 순위는 요동칠 수 있다. 그러나 성남의 현재 상황을 보면 최소한 `저력 있는 팀`으로서 시즌을 마칠 수 있을거란 몇 가지 기대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최근 세 경기의 대진이다. 시즌 초 돌풍을 일으키는 팀은 비교적 쉬운 대진운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성남은 전통의 명가 수원,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팀 모두 성남전을 제외한 두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뒀기 때문에 마냥 부진하다고 보기 힘든 팀들이다. 포항은 사흘 뒤 시드니FC 원정 경기가 있음에도 성남전에 주전급 멤버를 내보낸 바 있다.
두 번째는 성남이 완성되지 않은 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성남은 지금이 정점인 팀이 아니라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는 팀이다. 미드필더 황진성의 부상,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공격진의 호흡, 공격수 황의조에 대한 집중 견제 등이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모두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약점들이다. 특히 2일 포항전에서는 김두현까지 부상으로 빠졌지만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성남은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효율적인 팀이다. 경기별 슈팅 횟수는 수웜삼성전 12 대 21, 수원FC전에서 7대 15, 포항을 상대로 10 대 18로 매 경기 상대보다 적은 슛을 날렸다. 현재까지 총 슈팅 29회, 총 피슈팅 54회로 득점 기회가 상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효율적인 축구는 성남의 팀 컬러인 동시에 불안 요소일 수 있다. 적은 득점 기회를 살리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상대보다 턱없이 슈팅이 적다면 결국 승리는 멀어지기 마련이다. 초반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은 티아고가 앞으로도 전 경기 득점할 수는 없다. 결정력에 의존한 승점은 불안하다.
희망적인 건 지난 시즌보다도 개선되고 있는 수비다. 성남일화를 지도하던 시절(2005~2008)에도 K리그에서 가장 수비 조련을 잘 해 주제 무리뉴(전 첼시)에 비견됐던 김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집중력 높은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조합을 만들었다. 수비가 완벽한 건 아니지만 상대에게 내준 슈팅 기회를 어떻게든 저지하려는 의지와 순간적인 판단력이 좋다. 포항전에선 골라인에 선 수비수가 두 번이나 상대 슛을 걷어냈다. 자신감 넘치는 신인 김동준도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성남의 수비진을 보호하는 안상현과 이종원 등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후반 막판까지 높은 정신력으로 상대 미드필더에게 압박을 가하고, 경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 쓰러질 정도로 많이 뛴다. 김두현과 황진성이 모두 라인업에 합류하면 지금의 축구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지금 당장 진흙탕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쪽은 성남이다.
김 감독은 개막 기자회견 당시 "검은색만 봐도 상대가 질리게 만들겠다"며 상대팀이 껄끄럽게 느낄 만한 팀 컬러를 이어가겠다고 이야기했다. 현재까지 김 감독의 구상은 경기장에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 지금 성남은 지독한 팀이다. 중간 순위 1위는 그 지독함에 대한 일시적 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