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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틸리케호와 똑같은 고민에 빠진 신태용호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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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골 차라는 점수에서 벗어나 다시 복기하면,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의 불만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경기였다. 뛰는 선수들은 빛났고, 뛰지 못하는 선수들은 저조했다. 멤버별로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향후 올림픽 본선에서 더 강한 팀과 상대하게 될 신태용호를 위협하는 불안 요소다.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5일 저녁 8시 경기도 이천시에 자리한 이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EB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축구대표팀 초청 친선경기 알제리전에서 2-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전반 3분 권창훈, 전반 30분 문창진이 연거푸 득점포를 가동한 데 힘입어 아프리카의 강자 알제리를 꺾었다. 신태용호는 2016 카타르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이후 치른 첫 번째 공식전에서 큰 폭의 멤버 변화를 꾀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공격적 플레이로 경기를 승리로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U-23 챔피언십 결승 한일전서 당한 2-3 패배의 아쉬움을 깨끗이 떨치는 경기긴 했다. 권창훈과 문창진은 변함없이 빛났다. 두 선수는 뛰어난 공격력과 놀라운 슈팅으로 이날 한국이 얻어낸 두 골을 합작해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력은 냉정히 물음표가 붙었다. 전체적으로 한국이 주도한 경기긴 했어도, 알제리가 완벽한 전력으로 임한 경기가 아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알제리에게 이번 한국전은 최종 엔트리 결정을 위한 멤버 선발전이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즉, 승리라는 결과에 도취되지 말고 무엇이 문제였는가를 지켜봐야 한다.
“이기긴 했어도, 내용은 불만이다. 소속 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들의 차이가 크다는 걸 확인했다. 아쉽다”
경기 후 신 감독의 자평이다. 실제로 그랬다. 이날 경기에서 신 감독이 내세운 선수들 중 소속 팀에서 이른바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은 대단히 좋지 못했다. 특히 신 감독이 지목한 양 풀백 심상민과 이슬찬의 경기력은 상당히 저조했다.
두 선수는 지난 U-23 챔피언십 때 거침없는 오버래핑과 뛰어난 수비력을 보이며 공수에 걸쳐 큰 공헌을 하며 주전 자리를 꿰찬 바 있다. 당시 두 선수가 신 감독의 신임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대회에 임박한 시점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두 선수는 서울과 전남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제리전에서는 U-23 챔피언십에서 보였던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공격적 측면에서 그랬다. 오버래핑 빈도도 적었고, 오버래핑을 시도한다고 한들 공격에 기여하는 모습도 거의 없었다. 심상민은 전반 중반 어처구니없는 크로스로 공격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상당한 난조를 보였다.
두 선수만 그런 게 아니다. 최전방에 자리한 스트라이커 박인혁도 그리 인상깊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2 클럽인 FSV 프랑크푸르트에서 뛰고 있는 박인혁은 당초 U-23 챔피언십에서 신 감독이 꼭 데려가고자 슈틸리케 감독의 독일 내 인맥을 활용하려고 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인 선수였다. 비록 소속 팀 반대로 차출을 허락받지 못했어도, 신 감독이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일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대만큼의 모습을 이번 알제리전에서는 보이지 못했다. 박인혁의 플레이 중 그나마 위협적 장면은 전반 23분 권창훈에게서 볼을 넘겨받은 후 힐 패스로 문창진에게 찬스를 만들어 준 것 외에는 없었다. 동료들과 호흡이 낯설어서일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력 자체도 정상이라 보기 힘들었다. 박인혁은 2015-2016시즌 소속 팀에서 단 4경기 출전 기록에 그치고 있다. 심상민·이슬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소속 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걱정스런 대목은 향후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소속 팀에서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속 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A대표팀과 달리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A대표팀보다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림픽 본선에서 강력한 적과 상대하며 승리를 위한 묘수를 짜내야 할 신 감독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경기력 논란은 자칫하면 신태용호의 발목을 잡아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