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FA컵 8강에서 왓포드에 패해 탈락한 뒤 지금까지 FA컵 우승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던 언론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아스널이 왓포드와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하며 FA컵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년 연속으로 FA컵 정상에 올랐던 아스널은 이번 시즌 무관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와 함께 벵거 감독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11년째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 하고, 이번 시즌 찾아온 절호의 기회도 놓칠 위기에 처하자 아스널 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위안거리였던 FA컵 우승마저 놓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벵거는 이에 앞서 자신을 향한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아스널이 FA컵에서 우승할 때는 프리미어 리그 우승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왔으면서 FA컵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재앙과 같은 결과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벵거는 아스널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 "언론들은 우리가 우승할 때는 고작 FA컵이라고 했으니 이제 아스널의 FA컵 탈락이 재앙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아스널의 시즌 막바지 행보가 불안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모든 대회를 합해 1무 3패로 최근 네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 한데다가 홈경기에서 한 달째 승리를 거두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벵거는 "아스널의 최근 흐름이 조금 걱정스러운 건 사실이다. 점유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 했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그렇지만 아스널은 훌륭한 정신력과 강한 투지를 갖춘 팀이다.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왔다"며 분발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