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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대구FC 사장이 꿈꾸는 '대구 유치원'
출처:이데일리 |201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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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대구FC가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18일 중국 윈난성 쿤밍 해경기지. 앳된 얼굴의 선수들은 가뿐 숨을 몰아쉬며 잔디 위를 힘차게 달렸다.

대구 조광래 사장(62)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저 선수들이 3~4년 뒤 대구의 미래”라고 말했다. 그 미소에는 자신이 직접 발품을 팔며 데려온 선수들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축구인 출신 조 사장은 선수 발굴의 귀재로 불린다. 조 사장은 프로축구 지휘봉을 잡았던 과거 FC서울과 경남FC 등에서 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과 기성용(27·스완지시티), 윤빛가람(26·옌볜), 김주영(28·상하이 상강), 이용래(30·수원) 등을 키워냈다.

경남 시절에는 아마추어에서 주목받지 못한 선수들을 끌어모아 K리그 정상을 호령해 ‘경남 유치원’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올해 1부리그 승격을 노리는 대구의 숨겨진 목표도 ‘대구 유치원’을 완성하는 것이다. 2014년 대구 사장에 부임하면서 첫 일성이 “유소년 시스템의 완성”이었던 그는 숨어 있는 유망주 발굴을 목표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있다.

조 사장은 “사장 직함을 달았다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누가 인정하느냐”며 “감독이 성적을 책임진다면, 사장은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이 유망주에 목을 매는 것은 재정적으로 취약한 시·도민 구단이 살 길은 결국 선수에 있다는 생각에서다. 눈앞의 성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있지만, 선수를 키우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대구가 1부리그 팀들도 엄두를 못내는 2군을 따로 운영하고, 쿤밍 전지훈련에도 차별을 두지 않는 이유다. 최원권 2군 코치는 “사장님은 전지훈련에서도 유망주로 짜인 2군 선수들에게 가장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유망주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고민도 많다. 2013년 드래프트가 폐지된 이후 자유계약 선발로 환경이 바뀌면서 선수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탓이다. 대구는 2부리그라는 핸디캡도 안고 있다.

조 사장은 “아무래도 자유계약 선발로 바뀌니 기업구단들보다 선수 데려오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발품을 아끼지 않는 것도 사실 남들과 똑같이 움직여선 이길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 사장은 “밤마다 고민하는 것이 어떻게 하면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느냐”라며 “내년에는 선수 영입시기를 조금 더 앞당겨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험난한 경쟁 구도 속에서 올해 쓸만한 유망주를 영입한 것은 만족스럽다. 대구는 ‘22세 이하 선수 출전 규정’이 생기면서 주가가 높아진 영남대 출신 풀백 박세진(21)과 올림픽국가대표 수비수 홍정운(22)을 품는 데 성공했다. 또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의 박한빈(19)과 김대원(19), 김우석(18) 등 알토란 같은 선수들을 쓸어 담았다.

조 사장은 “올해 대구에서 데려온 선수들 중에는 국가대표도 노릴만한 재목도 있다”며 “이 선수들을 잘 키워낸다면 대구, 아니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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