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결전의 땅 카타르 도하에 슈틸리케의 그림자가 자욱하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휴가 중임에도 불구, 올림픽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탓이다. 조별리그 3차전 이라크전부터 올림픽대표팀 경기를 관전 중인데, 그동안 선수단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한 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4강전을 앞둔 26일(한국시간) 올림픽대표팀 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을 직접 찾아 눈길을 끌었다. 홈 팀 카타르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 실제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등장은 올림픽대표팀에 ‘긍정적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올림픽대표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재 A대표팀 자원인 권창훈(수원)을 필두로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가능성이 큰 재목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 올림픽대표팀에서의 활약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 눈에 든다면 A매치 대표팀이라는 한 계단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에 직면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시너지 효과를 통해 올림픽대표팀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축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평소 슈틸리케 감독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별개의 개념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올림픽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다면, 분명 A대표팀 명단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A대표팀 코치를 병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림픽 연령대의 젊은 선수들을 광범위하게 파악하는 것이 향후 A대표팀 운영에도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경기를 통해 옥석 찾기에 여념이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