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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년차 이동국 “이번 동계 훈련은 특별하다”
- 출처:풋볼리스트|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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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19년차 선수가 한 리그의 MVP이자 최강팀의 주전 공격수라는 건 평범한 상황은 아니다. 이동국은 20회 가까운 전지훈련 중에서 이번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지훈련이 특별한 이유부터 이번 시즌 전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결국엔 한 번 언급된 대박이까지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동국은 가장 인터뷰가 흥미로운 K리그 선수 중 하나다.
19년차, 이번 동계 훈련은 특별하다
다른 동계훈련보다 특별한 것 같아요. 첫 경기 시기 자체가 빨랐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과 첫 경기를 했다는 점부터 올해 전지훈련은 예전과 다른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영입을 많이 했고. 매 시즌 10명 이상의 선수가 바뀌고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자칫 잘못하면 혼란이 올 수도 있는데 매년 잘 극복해주고 있고. 경쟁을 하지만 선수 모두가 자기가 베스트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운동장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요. 그게 우리 팀의 색깔이죠. 매 시즌 기대는 있었는데 이번엔 정말 한 방을 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게 특별해요. 그리고 미드필드에서 팀을 조율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영입됐어요. 팀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시즌이 될 거예요.
이동국과의 대결이 기대된다는 데얀의 말에 대해
한국 사람 다 됐네. 형님 공경할 줄도 알고. 데얀이 K리그로 복귀한 건, 서울에도 좋지만 K리그 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우승권을 바라볼 수 있는 서울, 울산, 수원 이런 팀들이 데얀 같은 검증된 선수를 영입해서 펼치는 걸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죠. 첫 경기를 공교롭게 서울과 하게 됐는데. 데얀과 저 둘 만의 경기가 아니라 전북 대 서울, 우승권 바라보는 팀들의 개막전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아요.
나를 뛰게 하는 힘
예전엔 나만 생각하면 됐는데, 지금은 항상 가족이란 게 있고.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느끼는 모든 아빠들의 마음이겠죠. 지금 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삶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저도 다른 아버지들과 별다를 게 없죠.
롱런 비결은 2002 월드컵 엔트리 탈락
롱런 비결? 스트레스를 좀 덜 받는 거. 성격 자체도 약간 긍정적이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거.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많이 강해진 것 같아요. 언젠가 2002 월드컵을 뛰었다면 지금의 축구선수 이동국은 없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그럼 못 뛴 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뛰지 못했기에 다시 한 걸음 나갈 힘이 생긴 것 같고 스스로 강해질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히딩크 감독님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지방도시가 연고지라 좋다
지방팀의 특징? 경기 이후, 훈련 이후 수도권 팀은 축구선수 아닌 친구들이 많아 만나고 놀 때, 우리는 친구들이 없으니까 우리끼리 밥을 먹으러 간다든지 하죠. 많이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져요. 취미활동도 선수단 내에서 해야 되고. 그게 오히려 우리에겐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왜냐면 개성 있는 선수들이 오다보면 서로 튈 수도 있는데 우리 팀은 잘 어우러지면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은퇴 전에 제발 ACL 우승을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죠. 내가 앞으로 얼마만큼 할지 모르겠지만. 매년 올해가 기회라며 시즌을 시작했다가 그 기회를 떠나보낼 때마다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는 게, 몇 년 있으면 그런 생각조차 가질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누구보다 간절하게 준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만약 이번에 결승에 진출해서 홈에서 2차전이 열린다면 얼마나 그 그림이 좋을 것이며…, 꽉 들어찬 구장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죠.
KBS 연예대상
와, 난 그건 적응이 안 되대. 거기 계신 분들은 거의 연예인이잖아요.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말을 듣고도 다들 엄청 넘어가면서 웃어요. 딱 우리 테이블만, 송일국 씨 추성훈 씨 모두 예능인이 아니니까 우리만 멀뚱히 있었어요. 이휘재 형님만 다른 예능인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그랬지. 그런 거 보면서 ‘난 은퇴해도 연예인은 못 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19년 전과 달라진 점
성격이 많이 활달해진 것 같아요. 스무 살 때 이동국은 누가 말 붙여주길 기다리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후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하고 장난도 치고 하죠. 사교성이 바뀐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박원재나 이런 선수들은 20대 초반에 포항에서 절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아직 못 잊고 있어요. 그땐 애들과 눈도 안 마주쳤기 때문에 걔네들에게 이동국은 엄청 무섭고, 권위의식 있는 선배로만 기억되죠. 그런데 전북에서 이동국이 후배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니까 적응을 못 하는 거죠. 원재가 저한테 적응하는데 3, 4년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둘이 있으면 어색하고(웃음). 20년차 나는 애들은 저를 안 어려워하는데 원재는 어려워 하고.
제 성격이 바뀐 계기를 굳이 따지자면 군대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군대에선 동등한 입장에서 같이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대가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이크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요. 축구 잘하나 못하나 똑같은 인간, 군인으로서…, 그런 걸 많이 보고 직접 느꼈으니까.
사회가 겁나요
나이가 이렇게 됐는데도 축구선수는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되니까 내가 스스로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회 나가면 대학 갓 졸업한 아이처럼 뭘 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겠다 싶어서 겁이 나긴 나더라고요. 식사, 운동 시간이 정해져 있는 삶을 살다가 C급 지도자 교육을 들어갔는데, 내가 뭔 프로그램을 짜서 사람들에게 뭔가 가르쳐야 하는 상황을 겪어 보니까, 나는 아직 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슈퍼맨이 돌아왔다
윈-윈이죠. K리그 홍보도 많이 되고요. 전 원래 전주에 있으면서 애들을 많이 못 보는데 같이 지내는 시간을 제공 받고, 그걸 영상으로 남겨서 애들이 컸을 때 같이 볼 수 있으니까. 예쁜 시기는 잠시거든요. 그 시기를 같이 보내게 됐죠.
작년에 촬영 때문에 실제로 더 열심히 축구 했어요. 팬들의 그런(비판적인)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력 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 많이 뛰었던 기억이 많이 나요. 지금은 팬들의 시선도 좋은 쪽으로 바뀌었어요. 프로그램에서도 될 수 있으면 축구 쪽을 많이 생각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년에 촬영을 많이 못 하니까 아이들이 경기장 오는 모습을 많이 담을 것 같기도 하고. 저흰 고맙죠.
애들이 축구를 한다면? 아빠라면 누구나 아들과 공 차는 걸 좋아하잖아요. 애들 전부를 데리고 공놀이하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대박이를 전문적으로 선수 시킬지는 시간 지나야 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