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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의 2016년, 데뷔시즌인 2005년의 데자뷔
- 출처:스포츠서울 |20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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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투수로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오승환(34)이 메이저리그(ML)에서는 원점부터 다시 출발한다.
오승환과 계약을 맺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는 ML에서도 손꼽히는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버티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오승환이지만 단번에 로젠탈의 자리를 꿰찰 수는 없다. 게다가 로젤탈은 26살의 팔팔한 나이라 장기적으로도 오승환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리드하는 경기의 바통을 로젠탈에게 넘겨주는 필승 셋업맨으로 자리잡는 것이 오승환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다.
오승환은 2006년 이후 줄곧 마무리투수로만 뛰었지만 셋업맨 자리가 낯설지는 않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5년 불펜 필승조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6년의 오승환은 2005년의 데자뷔다. 오승환이 입단했던 2005년 삼성의 불펜에는 김현욱, 권오준, 임창용 등 기량과 경험을 갖춘 걸출한 투수들이 즐비했고 권혁과 안지만 등 각광받는 유망주들도 많았다.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오승환조차 훗날 “과연 내가 1군에서 뛸 수는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지금 세인트루이스의 불펜 구성도 마찬가지다. 오승환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해 불펜 방어율 2.82로 ML 30개 구단 가운데 3위,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마무리 로젠탈 외에도 왼손 필승조 케빈 지그리스트가 버티고 있고 우완 필승조에도 조너선 브록스턴, 조던 월든 등 평균 구속 150㎞대의 광속구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오승환은 이들과의 경쟁을 뚫고 7~8회 마운드에 오르는 우완 셋업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험난한 과정이 되겠지만 오승환이 데뷔 시즌 보여줬던 모습을 돌이켜보면 ML 무대 연착륙에 대한 기대는 커진다. 수술과 재활에 매달리느라 고교, 대학 시절 혹사를 피한 덕분에 데뷔 시즌 그의 어깨는 싱싱했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키운 근육은 탄탄했다. 일찌감치 시련을 겪으면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털까지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불펜에서 공 몇 개만 던지고 곧바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어깨가 빨리 풀리는 체질은 불펜투수로 제격이었다. 당시 삼성의 사령탑이었던 선동열 감독은 오승환의 재질을 발견하고 불펜 에이스로 키워냈다. 4월 3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첫 홀드를 기록했고 4월27일 LG와의 홈경기에서 첫 세이브를 낚는 등 데뷔와 동시에 불펜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5월13일에는 현대를 상대로 2.1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구원승을 따냈고 7월에는 선배 권오준을 밀어내고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새파란 신인이 단 4개월 만에 추격조와 필승조를 거쳐 붙박이 마무리로 자리잡은 것이다.
오승환은 스프링캠프로 세인트루이스 투수와 포수들이 모두 모이는 2월20일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이미 오승환은 “외국인선수는 곧바로 기량을 과시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또한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팀에 적응해야 한다”며 데뷔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