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바르사) 입단 초기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네이마르가 이제는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는 반면에 가레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이후 퇴보하고 있다.

2013년 여름,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의 팬들 사이에 가장 큰 관심은 네이마르와 베일 중 누가 더 나은 영입이 될지였다. 둘은 각자의 팀에서 슈퍼스타로 성장하리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것은 단 한 명뿐이다.

네이마르가 산토스를 떠나려 할 때 전 세계 모든 팀들이 그의 영입을 원했다. 레알도 네이마르의 영입을 추진했지만 바르사가 경쟁에서 승리하며 2013년 6월 3일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레알은 다른 선수에게로 눈을 돌려야 했고,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유로를 투자해 베일을 영입했다. 그렇지만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마저 "네이마르가 왔더라면 베일을 영입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베일은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입단했고 프리시즌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 했기에 출발이 좋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수록 강해지며 44경기에 출전해 22골을 터트렸고, 컵대회 결승마다 중요한 골을 터트려 영웅으로 떠올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빠진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는 바르사를 상대로 놀라운 돌파에 이은 골을 터트렸다. 측면에서 마르크 바르트라를 추월해 들어가서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레알에 우승을 안겼다.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는 "믿을 수가 없는 골이다. 그런 장면은 처음 본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승부가 연장전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베일은 레알에 2:1로 앞서가는 골을 안겼고, 이를 기점으로 레알은 2골을 추가하며 완승을 거두고 통산 10번째 유럽 최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베일의 레알 데뷔 시즌은 더 바랄 게 없을 정도였다. 우승을 안긴 두 골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반대로 네이마르의 바르사 데뷔 시즌은 쉽지 않았다. 수페르코파에서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골을 터트려 우승을 돕기는 했지만, 바르사는 메이저 대회에서 끝내 무관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레알과의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네이마르는 골대를 맞히며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게다가 그의 이적료를 둘러싼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산드로 로셀 회장이 사임했다. 당시만 해도 베일이 더 나은 영입이라는 의견이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베일은 지난 시즌 내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장면에서 호날두에게 패스를 하지 않았으며, 수비 가담에도 게으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다. 베일이 48경기에서 17골만을 기록한 가운데 레알은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번에는 바르사가 모든 걸 가져갔다. 네이마르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환상적인 공격진을 구성하며 51경기에서 39골을 터트렸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메시, 호날두와 나란히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네이마르는 빛나고 있다. 메시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며 13골 6도움으로 바르사를 이끌고 있다. 메시가 빠진 현재 네이마르가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루이스 아드리아누는 "네이마르는 이번 시즌 안에 호날두와 메시를 능가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두 선수만 ‘신계‘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제는 네이마르도 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베일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실망한 레알 팬들은 그를 향해 야유를 쏟아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베일은 중요하지도 않은 안도라와의 A매치에서 부상을 당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이번 시즌 베일은 레알에서 단 2골만을 기록하고 있다.

22일 오전 2시 15분(한국시각)에 열릴 레알과 바르사의 엘 클라시코 더비는 두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베일도 여전히 최고 수준의 선수다. 단지 네이마르보다 못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