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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야 할 고비 넘는 전북은 ‘강팀’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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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의 조건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좋은 감독과 그 감독의 지략을 그라운드에서 구현할 좋은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그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훌륭한 프런트도 갖춰져야 하고, 긴 레이스든 단판 승부든 원하는 방향으로 시즌을 선도할 수 있는 지혜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보다 중요한 게 눈 앞에 닥친 고비를 넘는 힘이다. 넘어야 할 고비를 넘는 팀이 진자 강팀이다.
지난 20일 오후 4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1라운드에서 홈팀 전북 현대가 원정 팀 대전 시티즌을 3-1로 꺾고 리그 우승을 위한 중요한 고비를 넘었다. 전북은 전반 5분 이동국의 선제골, 전반 27분 이근호의 추가골, 후반 12분 장윤호의 쐐기골에 힘입어 후반 8분 서명원이 한 골을 만회한 대전을 물리치고 1위 질주를 계속했다.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이 꼴찌 대전을 상대하는 경기였다. 더군다나 경기는 전북 홈에서 열렸다. 당연히 전북이 이길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대전전이 열리기 나흘 전 치른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패배(2-3, 감바 오사카)가 독이 될 수 있었다. 전북은 원정으로 치른 그 경기에서 후반 45분이 지날 때까지 2-2로 비기고 있어 4강 진출이 유력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분 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그래서 ACL 우승 도전을 멈춰야 했다.
최강희 감독도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 부분을 가장 걱정했다. 감바전 패배 후유증이 작지 않은 만큼 그걸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객관적 전력이야 전북이 앞서지만, 정신적 후유증에다 체력적 부담까지 겹친 경기였기에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던 것이다. 더해 대전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지 못할 경우 K리그 클래식 우승 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올 시즌을 준비한 모든 게 와르르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직면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부담과 악재가 전북을 괴롭혔던 셈이다.
그러나 전북은 강했다. 전북은 이런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승점 3점을 만드는 경기를 했다. 세 골이나 터트리며 닥공의 건재함도 과시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심리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의지가 승리를 만들었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말로 위로하고 설득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기에 걱정이 많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일군 승리라며 웃었다.
대전전에서 1골 1도움을 넣은 이동국은 경기 후 이런 얘기를 전했다. “감바전 패배는 아프다. 정말 속상하다. 그러나 그 패배에 오래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었다. 프로축구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동국이 한 말의 뜻은 이렇다. 전북이 ACL 우승을 목표로 달려왔기에 감바전 패배로 팀 전체가 허무하게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프로축구 선수로서 본분을 다해야 할 또 다른 경기(K리그 클래식)가 남았기에 빨리 털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 프로다운 말이었다.
전북은 대전전 승리로 승점 3점을 보태 리그 1위 질주를 계속했다. 시즌 승점 65점째(20승 5무 패)를 획득한 전북은 2위 수원(승점 54점, 15승 9무 7패)과 승점 차이를 11점으로 벌리며 K리그 클래식 우승의 7부 능선을 돌파했다. 전북은 남은 일곱 경기에서 승점 11점만 더 얻으면, 수원이 전승하더라도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물론 체력적으로도 어려웠던 대전전이란 고비를 넘어 얻은 전리품이다. 어려운 순간에도 이겨할 경기, 넘어야 할 고비를 극복할 줄 아는 전북은 진정한 강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