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이튼 전 FIFA(국제축구연맹) 안전국장 겸 스포츠 안전 국제센터장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전 세계적으로 매 라운드 10억 유로(1조 3,184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검은 돈이 오간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2011년 K리그 승부 조작 사건 당시 한국을 방문해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과도 긴밀한 공조 관계를 보인 바 있는 이튼 센터장은 17일 새벽(한국 시각) 스포츠 안전 국제센터 본부가 자리한 카타르에서 AFP 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날로 거대해지고 있는 불법 축구 도박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이튼 센터장은 “EPL에서 각 경기마다 최대 10억 유로가 투입되며, 도박과 무관한 경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튼 센터장은 "각 경기에 투입되는 베팅액 중 최대 80%가 불법 도박에 관련된 검은 돈으로, 경기 승무패에 정해진 포맷보다는 전반 종료와 경기 종료 등 세분화된 결과에 베팅하는 이들이 무척이나 많다"라고 분석했다.

이튼 센터장은 또한 축구 불법 도박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스포츠 도박이 불법으로 되어 있는 국가 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동유럽 마피아와 아시아 도박 조직에 의해 주로 불법 도박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이 주도하는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무려 연간 1조 5,000억 달러(1,749조 4,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1조 5,000억 달러는 최소 추산치로, 일각에서는 최대 3조 달러(3,588조 9,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튼 센터장은 “이대로라면 스포츠는 10년 안에 멸망해 버릴지도 모른다. 각국 정부가 힘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공조해 불법 도박 방지에 개입해야 한다. 경기 결과를 조작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향후 스포츠의 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각국 정부가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 스스로 자정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스포츠 도박에 대한 심각성을 각국 정부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