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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임무’ 전문, 최강희 만능열쇠 철순
출처:풋볼리스트|201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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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체구와 적극적인 오버래핑 때문에 최철순(28, 전북현대)은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좋은 수비수로 오해받을 때도 있다. 전북과 K리그의 동료 선수들은 수비력이 최고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누구보다 높은 집중력과 빠른 반응을 무기로 상대 윙어의 돌파를 차단하는 것이 특기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요즘 최철순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감바오사카전에서는 우사미 다카시를 대인방어하라는 뜻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12일 FC서울을 3-0으로 완파한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는 최철순이 중앙 수비수를 맡았다. 서울 최전방의 작고 빠른 아드리아누를 따라다니며 막으라는 뜻이었다.

세련된 축구는 아니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새로운 수비 전술을 연마할 시간이 부족했다. 최철순은 함께 센터백으로 나온 김형일, 센터백과 라이트백의 중간 정도 임무를 맡은 김기희, 수비형 미드필더 최보경의 도움을 받으며 임무를 수행했다. 최철순이 자기 자리를 놓치면 동료 수비수가 와서 메워 줬다. 호흡이 안 맞아 오프사이드 라인이 깨질 때도 있었다. 최철순은 경기 초반 김형일과 수비 전술에 대해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김형일이 노련하게 많이 도와줘서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아드리아노는 최철순의 끈질긴 방어에 서서히 짜증이 쌓이다 경기 막판 최철순의 머리통을 붙잡고 직접 화를 내기도 했다. 최철순은 “아드리아노가 와서 내 머리를 잡더라. 다혈질인 선수기 때문에 짜증 나게 만드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날 때리면 바로 넘어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러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생소한 포지션에서 뛰는 건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최철순은 여유가 넘쳤다. “측면 수비가 더 어렵다. 측면에서는 100%의 속도로 풀 대시 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중앙에선 그럴 일이 없더라”라고 말했다. 우사미를 봉쇄할 때 맡았던 수비형 미드필더가 완전히 생소한 포지션이었다면, 중앙 수비수는 유소년 시절 자주 소화한 위치였기 때문에 그나마 적응이 편했다. 물론 “몇 년 동안 계속 측면만 보다가 중앙을 보려니” 쉽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전북은 16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감바오사카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기 때문에 전북이 골을 넣고 비기거나 이기면 준결승에 진출한다. 이제까지 치른 어떤 경기보다도 중요하다. 우사미가 경고 누적으로 전북전에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최강희 감독은 정상적인 축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철순에겐 특수 임무에서 벗어나 원래 포지션에서 공격력을 보여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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