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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굴 어찌 쓰나, 차고 넘치는 슈틸리케호 중원
- 출처:뉴스1코리아|20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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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행복한 비명이 나올 상황이다. 출중한 자원들이 차고 넘친다. 누구를 내보내야하고 어떻게 배치를 해야 하는지 계산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여전히 마땅한 원톱 자원은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적어도 중원은 포화 상태다. 슈틸리케호의 가장 든든한 비빌 언덕은 역시 미드필더 진영이다.
지난 3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라오스전에서 8-0 대승을 거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시작되는 레바논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일정을 진행 중인 한국은 3연승으로 조 1위를 굳힌다는 각오다.
라오스전보다는 분명 부담스러운 경기다. ‘침대축구‘와 ‘텃세‘로 대변되는 중동 원정은 늘 한국 축구를 괴롭혔던 장애물이었다. 특히 최근 레바논 원정에서는 2무1패, 이상할 만큼 고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열린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서 1-2로 패했던 것은 꽤 큰 충격이었다.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징크스도 깨야하는 중요한 경기다. 아쉽게 누수가 있다. 라오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끈 손흥민이 토트넘 이적과 관련된 마무리 절차 때문에 레바논전은 빠진다. 하지만 마이너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2명을 얻었다. ‘독일파‘ 구자철과 박주호가 가세했다.
최근 아우크스부르크와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구자철과 박주호는 라오스전을 건너뛰고 레바논 현지로 바로 합류했다. 두 선수가 추가되며 이미 풍족한 슈틸리케호 중원은 포화상태가 됐다.
라오스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석현준을 원톱으로 두고 좌우 날개로 손흥민과 이청용을,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로서 기성용과 권창훈을 중앙에 배치했다. 그리고 정우영이 홀로 수비형MF 역할을 맡았다. 라오스의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격력에 방점을 찍은 전형이었는데, 8골을 뽑아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여러 가지 실험들이 효과를 봐 더 고무적인 경기였다. 주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했던 기성용이 보다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돼 단초 역할을 맡았고 장현수가 우측 풀백으로 뛰면서 중앙에 투입했던 정우영도 훌륭하게 임무를 소화했다. 21세 젊은 피 권창훈이 유럽파들 사이에서도 빛났다는 것도 반가웠다. 새 얼굴 투입과 크고작은 변화 모두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레바논전 계산이 더 복잡해졌다. 중앙에 배치할 인물들이 너무 많아졌다. 공격형 MF 구자철과 수비형 MF 박주호 모두 이전까지는 ‘붙박이‘ 느낌이 강했던 자원이다. 지난 8월초 동아시안컵에서 골 결정력 부족의 아쉬움이 나타날 때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과 구자철이 합류한다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구자철의 합류를 기다렸다. 그리고 박주호는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기성용의 파트너로 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기존 터줏대감들이 가세하면서 조합이 궁금해지고 있다. ‘역시 에이스‘라는 찬사를 받았던 기성용이 다시 박주호와 짝을 이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이 자체로 꽉 찬다. 하지만 그냥 벤치에 묵히기는 아까운 자원들이 많다.
정우영과 권창훈은 라오스전 대승에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라오스전 이후 "이 경기는 원톱 뒤에 있는 2선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성용과 권창훈의 몫이 중요했는데, 둘 다 잘해줬다"면서 "특히 권창훈은 A대표팀으로 불러들인 이후 급성장했다”고 호평했다. 정우영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가 풀백으로 이동하면서 수비형 MF로 출전한 정우영의 경기력도 만족스러웠다. 1대1 싸움에서 90% 이상 승리했다"면서 흡족함을 드러냈다. 두 선수 모두 경쟁력을 입증하며 급부상했다. 라오스전에 뛰지 않은 자원들도 대기 중이다.
지난 3월 이후 ‘대세‘로 떠오른 이재성은 라오스전 후반 막바지 교체 투입돼 13분 정도를 뛰면서 다음 경기를 대비한 인상을 주었다. 짧은 시간을 뛰면서 종료 직전 마지막 8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동아시안컵을 통해 ‘라인 브레이커‘의 면모를 자랑한 김승대는 아예 라오스전을 쉬었다. 두 선수 모두 손흥민을 대신해 측면에서 뛸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2선에 배치할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쓸 자원이 넘치는 형국이다. 기성용에 따라 자리가 달라질 공산도 크다. 기성용이 빠졌을 때, 기성용이 전진배치 됐을 때, 기성용이 다소 밑으로 내려올 때에 따라 조합은 달라질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