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뇌물 수수 의혹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는 FIFA(국제축구연맹)에 망신살이 또 하나 늘었다. 2천만 유로(약 250억 원)를 들여 제작한 영화 ‘유나이티드 패션‘이 미국 개봉 이틀간 단 546유로(약 68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FIFA의 ‘헛발질‘이 드러났다. 250억 원을 들여 헐리웃 스타들을 섭외해 자신들의 모습을 미화하는 영화를 제작했지만, 평단과 관객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비리에 연루되 사임한 제프 블래터 전 회장을 뛰어난 리더로 그린 영화를 제작했으니 이제는 웃음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미국 관객들은 개봉 이틀간 68만 원의 매출이라는 결과로 답했다.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팀 로스가 블래터를 연기하고, 샘 닐과 제라르 드파르디유까지 출연해 각각 전 FIFA 회장인 주앙 아벨란제와 월드컵의 창시자인 줄 리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러한 캐스팅으로도 평단의 조소를 피할 수는 없었다. ‘가디언‘은 이 영화를 "FIFA가 정신이 나갔다는 증거"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즈‘ 또한 "최근에 이렇게 보기 힘든 영화가 있었나 싶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FIFA는 심지어 지난해 칸 영화제에 이 작품을 선보였다가 혹평을 받은 바 있다. 결국, 미국에서 10개 극장에서만 개봉에 성공했고, 5일과 6일 합해 단 68만 원을 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