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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 2009 바르사 넘기 위한 두 가지 과제
출처:코리아골닷컴|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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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2009년에 이어 유럽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번째 트레블(삼관왕)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과연 2015년의 바르사는 유럽 구단 최초로 6관왕에 올랐던 2009 바르사를 넘어설 수 있을까?

루초 엔리케 신임 감독의 바르사(속칭 루초셀로나)가 유벤투스와의 2014/15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우승과 코파 델 레이에 이어 트레블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바르사는 유럽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번째 트레블을 기록한 구단으로 우뚝 섰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바르사는 2005/06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래로 최근 10년 사이에 무려 4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가히 1950년대 유러피언 컵(챔피언스 리그 전신) 5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저승사자 군단‘ 레알 마드리드를 연상시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 2005년을 기점으로 현재의 유럽 축구계는 바르사 시대를 살고 있다고 칭할만 하다.

유럽 구단 역사상 최초 트레블 2회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바르사의 다음 목표는 바로 한 해 6관왕이다. (이번을 제외하고) 그 동안 총 7번의 트레블이 있었으나 이 중 한 해 6관왕에 오른 팀은 2009년 바르사(속칭 펩셀로나)가 유일하다. 당시 바르사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하에서 라 리가와 코파 델 레이,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며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을 기록한 데 이어 수페르 코파와 UEFA 슈퍼 컵, 그리고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우승하며 최초로 6관왕을 달성했다.

루초셀로나의 다음 목표는 바로 챔피언스 리그 2연패이다. 유러피언 컵 시절만 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의 5연패를 비롯해 벤피카와 인테르, 아약스(3연패), 바이에른 뮌헨(3연패), 리버풀, 노팅엄 포레스트, 그리고 AC 밀란에 이르기까지 무려 8개 구단이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92년 UEFA 챔피언스 리그로 명칭을 변경한 이래로 2연패를 기록한 구단은 전무하다. 대회 명칭을 변경하면서 참가 팀 숫자를 대폭 늘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기 숫자도 늘어났고, 챔피언스 리그 2연패 역시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숱한 구단들이 챔피언스 리그 2연패에 도전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심지어 2009년 6관왕에 빛나는 펩셀로나조차 점령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그러면 루초셀로나는 과연 이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설 수 있을까? 엄밀히 따져보자면 가능성은 희박하다. 분명 루초셀로나는 현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그리고 네이마르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는 역대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 이 셋은 2014/15 시즌 공식 대회에서 122골 56도움을 합작해냈다. 이들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합작해낸 공격 트리오는 없었다. 게다가 이들이 이제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라는 점도 지금보다 앞으로를 더 기대케 하는 요소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루초셀로나의 2014/15 시즌 공식 대회 성적은 바르사 최초 트레블을 달성한 2008/09 시즌 펩셀로나의 성적을 능가하고 있다. 루초셀로나의 2014/15 시즌 공식 대회 성적은 50승 4무 6패로 승률 83.3%에 달하고 있다. 반면 펩셀로나의 2008/09 시즌 성적은 42승 14무 6패로 승률 67.7%에 불과하다. 단순 성적만 놓고 보면 루초셀로나가 바르사 황금기로 불리는 펩셀로나 시절을 넘어선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관왕과 챔피언스 리그 2연패가 쉽지 않은 과제라는 건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하고 있다.

첫째, 바르사는 2015/16 시즌 전반기를 상당한 전력 누수 속에서 보내야 한다. 팀의 정신적인 지주인 주장 사비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카타르 구단 알 사드로 떠난다. 이번 시즌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 다니엘 아우베스도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미 바르사는 사비의 후계자를 물색 중에 있고, 세비야 측면 스페셜리스트 알레익스 비달을 영입해 아우베스의 뒤를 맡길 예정이다.

문제는 비달과 새로 영입하게 될 중앙 미드필더 모두 2015/16 시즌 전반기에 쓸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바르사는 해외 유소년 영입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2016년 1월 이적시장 전까지 1년간 선수 영입 금지 징계를 얻었다. 물론 선수 영입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들을 선수단에 등록시킬 수 없다. 즉 비달과 새로 영입될 중앙 미드필더가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건 2015/16 시즌 후반기부터이다.

바르사는 전반기에 지금보다 더 줄어든 1군 선수단을 데리고 수페르 코파 2경기와 UEFA 슈퍼 컵, 그리고 FIFA 클럽 월드컵(최소 2경기)에 이르기까지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물론 세르히 삼페르와 알렌 하릴로비치, 알렉스 그리말도, 무니르 엘 하다디, 그리고 아다마 트라오레에 이르기까지 팀이 자랑하는 유망주들이 속속 1군 팀에 모습을 드러내긴 하겠지만 이들을 데리고 6개 대회를 병행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둘째, 코파 아메리카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바르사가 자랑하는 공격 삼각 편대 중 메시와 네이마르는 물론 수비의 핵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 참가한다. 안 그래도 트레블을 달성하는 동안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한 이들인데 지난 해 월드컵에 이어 올해 코파 아메리카까지 소화한다면 상당한 체력 문제에 직면하게 될 위험성이 크다.

2014/15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여파로 시즌 내내 줄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 바이에른 1군 선수단 25인 중 부상이 없었던 선수는 마리오 괴체와 단테, 그리고 후안 베르낫, 이렇게 세 명이 전부다. 게다가 부상자들이 결장한 분데스리가 경기 숫자만 총 203경기에 달한다. 경기당 약 6명(5.97명)이 부상으로 결장해야 했던 바이에른이다. 결국 바이에른은 바르사와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서 에이스 아르옌 로벤과 프랑크 리베리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단 한 명의 결장자 없이 바이에른전에 나선 바르사와는 사뭇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바이에른이 유난히 브라질 월드컵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던 이유는 주축 선수들(필립 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토마스 뮐러, 제롬 보아텡, 마누엘 노이어, 마리오 괴체) 중 상당수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 대표팀 선수들이었다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그 외 네덜란드 대표팀 에이스 아르옌 로벤과 브라질 대표팀 수비수 단테 역시 3, 4위전까지 치렀기에 독일 선수들과 유사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당연히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바이에른 선수들이다.

한 두 명만 부상 문제가 있을 경우 이는 로테이션을 통해 해결 가능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부상이 발생할 경우 대처가 어렵다. 게다가 부상 당하지 않은 선수들이 무리해서 부상 당한 선수들의 역할까지 소화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들에게도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다. 즉 이는 릴레이 부상으로 이어진다. 마치 뫼비우스 띠처럼 부상의 고리가 끊임없이 돌고 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듯 6관왕과 챔피언스 리그 2연패는 쉽지 않은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초셀로나가 6관왕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 2연패도 달성한다면 바르사 최전성기로 불리는 펩셀로나 시대를 능가했다는 평가를 듣게 될 것이다.

관건은 전반기다. 전반기만 부상 없이 버틴다면 후반기 비달과 새로 영입될 중앙 미드필더가 가세하면서 탄력 받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바르사는 2014/15 시즌 전반기에도 엔리케 감독의 전술이 새로 팀에 이식되는 과정에서 경기력적으로 흔들렸고, 메시와 엔리케 감독 사이에 불화설도 불거져 나왔으나 현명하게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갔다. 그리고 후반기 브라질 월드컵 당시 조르지오 키엘리니를 이빨로 물어 중징계로 결장했던 루이스 수아레스가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바르사는 후반기 파죽지세를 달리며 트레블의 위업을 달성했다. 만약 바르사가 2015/16 시즌 전반기를 잘 버틴다면 새로운 역사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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