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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과 박주영 빅뱅, 9년 만에 적으로 만난다
출처: 스포츠조선|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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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36·전북)과 박주영(30·서울),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두 ‘거물‘이다.

둘다 고교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영욕은 교차했다. 꽃이 핀 시기는 달랐다. 월드컵에선 단 한 차례 동고동락했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었다. 박주영은 선발, 이동국은 백업이었다.

세월이 또 흘렀다. 올 시즌 이동국의 K리그 데뷔전은 3월 14일 서울과의 원정경기였다. 후반 14분 교체 출전했다. 유쾌한 기억이 있다. 이동국이 그라운드를 밟은 후 두 골이 터지면서 전북이 서울을 2대1로 제압했다.

공교롭게 그 날 하프타임에 박주영의 공식 입단식이 열렸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한 그는 2008년 8월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7년 만에 친정팀의 품에 다시 안겼다. 박주영이 등장하자 서울 서포터스석에는 ‘Our Hero‘s back(우리의 영웅이 돌아왔다)‘, ‘집나가서 고생이 많았다. 이젠 형들이 지킬게‘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전북의 일부 서포터스가 야유를 보내기도 했지만 "박주영"을 연호하는 목소리에 묻혔다.

1막이었다. 2막이 열린다. 드디어 그라운드에서 둘이 맞닥뜨린다. 이동국과 박주영이 K리그에서 9년 만에 적으로 다시 만난다. 전북과 서울은 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다. 둘이 정규리그에서의 마지막 대결은 2006년 3월 19일이었다. 이동국의 포항 시절이었다.

이후 묘하게 운명이 비켜갔다. 이동국은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절정의 골감각을 뽐냈다. 그러나 4월 5일 인천전에서 오른무릎 전방무릎십자인대가 파열돼 6개월 넘게 자리를 비웠다. 2006년 10월 29일 수원전에서 복귀했지만 더 이상의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동국은 2007년 미들즈브러(잉글랜드)로 이적했다. 2008년 7월 성남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복귀했지만 한 달 후 박주영이 K리그를 떠났다.

2009년 전북에 둥지를 튼 이동국은 K리그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 해 K리그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그는 MVP(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독식했다. 전북은 2011년과 지난해도 K리그를 제패했다. MVP는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현재 K리그 최다골(170골)을 기록 중이다. 골문이 열릴 때마다 대기록은 경신된다. 박주영은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서 성공시대를 열었지만 아스널(잉글랜드)로 이적한 후부터는 재미가 없었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에서 3골, 박주영은 2골을 기록 중이다. 이동국은 로테이션의 틀속에서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포항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해 서울전에서 교체로 투입될 수도 있다. 박주영은 진화 또 진화하고 있다. 정상 궤도에 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드리블에는 힘과 스피드가 붙었고, 패스를 주고 받는 동료들과의 호흡도 큰 오차가 없다. 그는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격했다.

‘절대 1강‘ 전북은 숨고르기 중이다. 올시즌 K리그에서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성남에 1대2로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포항과 득점없이 비겼다. 두 경기 모두 원정이었다. 홈은 또 다르다. 전북은 K리그에서 유일하게 안방에서 전승(6승)을 질주 중이다. 여유가 넘친다. 서울의 방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서울도 초반의 부진에서 탈출, 완만한 상승세다.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를 기록 중이다. 전북은 또 하나의 분수령이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 최용수 감독은 "피할 수 없는 승부처다. 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올라있다. 힘든 원정이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겠다"고 밝혔다.

이동국과 박주영이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 자존심 대결은 최고의 관전포인트다. 토요일 전주성의 밤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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