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 비판... 미국은 블래터 압박 ‘강화‘

5선 연임에 성공하며 막강한 권력을 과시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미국 사법 당국과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섰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30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 법무부가 FIFA 고위 임원들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해 기소한 것을 두고 "대수롭지 않다(downplay)"라고 맞섰다.

블래터 회장은 "이번 사태는 FIFA의 미주 지역 홍보를 담당하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와 관련된 법률 위반 행위"라면서 "FIFA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FIFA의 위기를 해결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고 있는 책임"이라며 "나는 혼자가 아니며, 나의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사퇴 압박을 일축했다.

오히려 블래터 회장은 "유럽축구연맹(UEFA)은 FIFA가 권장하는 윤리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았다"라고 반박하며 자신의 회장직 사퇴를 요구한 UEFA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블래터 회장은 전날 FIFA 총회에서 새 회장 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FIFA 총회를 불과 이틀 앞두고 임원진을 체포한 것은 우연이 일치가 아니다"라면서 "총회를 방해하고 나를 흔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미국, 블래터 압박... 유럽도 ‘지원사격‘

그러나 FIFA 비리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 미국 사법 당국은 "이번 수사에 정치적 의도는 없다"라면서 "수사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추가 기소가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이날 리처드 웨버 미 연방국세청(IRS) 범죄수사국장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곧 FIFA 관계자에 대한 추가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아주 큰 확신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미국은 세계 스포츠의 ‘큰 손‘이다. FIFA에 수억 달러의 월드컵 후원금과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있는 코카콜라, 비자, 맥도날드 등 미국 기업과 방송사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

FIFA와 가장 오랜 기간 후원 계약을 맺고 있는 코카콜라는 성명을 통해 "FIFA는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라며 "FIFA가 모든 의혹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해결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비록 블래터 회장의 사퇴와 낙선을 끌어내지 못한 유럽도 미국을 지원하고 나섰다.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블래터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2018 러시아 월드컵 참가를 거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