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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FIFA 수사에 푸틴이 화 난 이유는?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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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가 FIFA 고위 관계자들을 체포한 미국에 강하게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나서 화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라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소지가 크다.
미국은 지난 27일 스위스 정부와 공조를 통해 취리히에 머물고 있던 FIFA 고위 관계자를 비롯한 총 14명을 현장에서 체포해 전 세계적 시선을 모았다. 더불어 마이애미에 자리한 CONCACAF(북중미축구연맹) 본부를 압수 수색했다. FIFA가 미국 은행 계좌를 통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른 만큼 자국 법에 의해 심판대에 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추가로 혐의가 드러나는 인물이 나올 경우에도 엄중하게 죄를 묻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 분위기를 매우 탐탁치 않게 바라보고 있는 국가가 있다. 차기 월드컵을 개최할 러시아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 하에 안방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미국이 비리를 명목으로 FIFA를 뒤흔들자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타르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월드컵이 러시아에서 개최되지 못하도록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을 압박하려는 의도임을 알고 있다. 블라터 회장의 재선을 저지하려는 시도”라며 미국의 수사 배경에 대해 짚었다. 또한 미 영토가 아닌 곳에서 체포권을 발동하는 게 과연 적법한 절차냐고 따지고 들었다. 미국과 아무 상관없는 지역에서 무슨 짓을 저지르든 미국이 무슨 상관이냐는 자세다.
푸틴 대통령이 이토록 화를 감추지 못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월드컵을 준비함에 있어 미국이 걸핏하면 트집을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동부 우크라이나 사태가 빚어진 후 축구를 둘러싼 양 국가간 마찰이 심해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직전 마크 커크, 댄 코츠 미국 상원의원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력으로 개입한 러시아가 세계 평화를 해친다며 대회 본선 진출권을 박탈하라는 목소리를 내 세계적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 역시 맞붙을 놓은 바 있다. 알렉산더 시디아킨, 미카엘 마르케로프 러시아 국회의원은 미국이 유고슬라비아·이라크·리비아·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은 여러 주권 국가들을 침략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인권 침해 사건을 저질렀다는 것이 공개됐다. 긴급히 미국의 FIFA 회원국 지위를 박탈을 고려하고 브라질 월드컵 출전도 금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로부터 월드컵 준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받고 있다는 점도 푸틴 대통령의 화를 돋우는 요소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 사건 이후 독일 정계에서는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하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지금도 러시아와 총구를 마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보이코트를 고려하겠다는 뜻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FIFA 고위 관계자들을 체포하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화가 잔뜩 날 법하다. 1980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이후 러시아가 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초대형 이벤트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주변 국가의 트집이 극도로 심해지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단순히 FIFA 비리 척결로 시작한 사건이 세계 초강대국의 자존심 싸움으로 크게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