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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 돌렸다' 1년 만에 달라진 기성용 위상
출처:데일리안|20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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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축구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스완지시티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한 기성용은 올 시즌 리그 33경기 8골을 몰아쳤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록을 깨는 한국인 선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골이자 아시아 선수 통틀어 최고 기록이다.

몸싸움이 격렬하고 압박이 강해 세계적인 선수들도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아시아선수로서는 성공 사례가 거의 없는 중앙 미드필더로서 기성용의 활약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본연의 임무인 미드필더로서 수비와 경기 조율은 물론 필요할 때는 최전방까지 올라가 공격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은 기성용이 그야말로 프리미어리그도 인정한 완전체 미드필더로 진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기성용의 활약은 팬 투표로 결정되는 스완지시티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완지시티 연고지 언론인 웨일스 온라인은 26일(한국시각) 스완지시티 선수단의 시즌 전체 평가에서 기성용에게 만점에 가까운 9점을 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 매체는 기성용이 "선덜랜드 임대 이후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중원에서 경기를 장악했다"고 평가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통산 최다승점 기록을 경신,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기성용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의 위상은 격세지감이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에서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제외됐고,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 임대 신분으로 선덜랜드행을 선택해야 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주전으로 출전했지만 팀이 조별리그에서 초라하게 탈락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대표팀에서 연이은 구설에 휘말리며 팬들 사이에서 이미지도 좋지 못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모범을 보여줬다. 지나간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고 그만큼 더 악착같이 절박하게 축구에 매달렸다.

선덜랜드 임대 시절은 기성용의 진가를 재발견하는 시간이 됐다. 스완지시티 입단 첫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에 충실했던 기성용은 선덜랜드에서 공격적 재능도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대표팀에서 그의 비중은 더 커졌다. 이전에도 부동의 주전이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 그에게는 주장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더해졌다. 생애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달고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기성용은 본연의 역할은 물론이고 리더로서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자철, 이청용 등 동료들의 부상으로 어수선했던 슈틸리케호에서 전 경기 선발 출장으로 든든하게 팀을 지키며 27년만의 결승 진출을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기성용의 성장과 함께 그를 바라보던 싸늘한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다.

경솔하고 감정적인 문제아의 이미지를 벗고, 한 집안의 가장이나 대표팀의 리더로서 성숙한 사나이로 진화한 기성용의 모습에 많은 팬들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올 시즌 스완지시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기성용은 이제 어느덧 프리미어리그 유일의 한국인 선수이자, 박지성을 뒤를 잇는 유럽파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성용은 최근 무릎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일찍 마쳤다. 2009년 첫 유럽진출 이후 약 6년 가까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쉴 틈 없이 달려온 기성용에게는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의 시간이기도 했다. 아직도 한국축구를 위해 달려야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기성용에게는 ‘잠깐 멈춤‘이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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