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Not Found
- 최강희 감독이 열세를 극복하는 방법, ‘닥공’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5-05-23
-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축구에서 통상적으로 퇴장 등으로 수적 열세에 처한 팀이 스코어 상 우위를 점하면 ‘잠그기’를 한다. 수비수를 더 투입해 상대가 골을 넣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승리라는 ‘결과’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사령탑 조제 모리뉴 감독을 떠올리면 잘 알 수 있다. 모리뉴 감독은 강팀과 경기서 스코어 상 우위를 점하면 즉각 수비수를 투입해 미드필더진을 두텁게 한다. 흔히 골대 앞에 ‘버스를 세운다(park the bus)’라고 표현하는 잠그기의 방식이다.
그런데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잠그기 방식은 다소 다른 듯하다. 최 감독은 수적 열세에 처한 상황서 선제골을 기록한 후 되려 공격수를 투입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전술이었다. 놀랍게도 최 감독의 이 전술은 성공을 거뒀다. 전북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공격 앞으로”를 외쳐 열세를 극복했다.
전북은 23일 오후 4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2라운드 인천전서 1-0으로 신승했다. 전북은 후반 3분 터진 에두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고 K리그 클래식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날 전북은 시작부터 악재가 있었다. 전반 5분 만에 한교원이 악질적 파울을 저질러 퇴장당한 것이다. 한교원은 박대한과 경합 과정에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보복성 행위를 했다. 이를 확인한 주심은 바로 레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중에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베이징 궈안전을 치러 체력적으로 부담이 컸던 전북은 한교원의 이른 퇴장으로 더욱 힘들어 졌다. 최근 3연승으로 분위기를 올리고 있는 인천은 수적 우위를 점하자 자신감 있게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북 안방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분위기는 인천이 주도했다. 전북은 전반 단 한 개의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닥공’의 명성에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던 후반 초반 전북에 운이 따랐다. 이주용의 슈팅이 케빈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키커로 나선 에두는 골문 왼쪽 구석으로 정확히 볼을 차 넣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수적 열세에 처하고, 선제골을 터뜨린 상황. 잠그기의 요건이 완성됐다. 그러나 최 감독은 이 상황서 외려 공격 자원을 투입하는 선택을 했다. 후반 7분 에닝요를 빼고 레오나르도를, 후반 16분에는 유창현을 빼고 이재성을 투입했다. 주중 경기로 지친 주전 공격자원들을 투입하는 과감한 수를 택한 것이다.
최 감독의 이 수는 먹혀들었다. 전북은 레오나르도의 고속 드리블 돌파와 이재성의 볼 키핑을 앞세워 점유율을 회복하고 인천에 위협적 역습을 가했다. 인천 역시 김원식을 빼고 진성욱을 투입하는 공격적 교체 카드를 썼지만, 전북 공격의 위협에 쉽사리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 그 결과 인천의 공격은 이도 저도 아닌 어설픈 방식으로 펼쳐졌고, 전반부터 빼어난 집중력을 보였던 전북 수비진은 이를 큰 어려움 없이 막아낼 수 있었다.
열세에 처했을 때 상식을 뒤집는 수가 활로가 되기도 한다. 이날 최 감독이 선택한 수가 그랬다. 닥공으로 열세를 극복하는 최 감독의 기발한 전술은 현재 전북이 K리그 클래식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힘’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