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어깨수술’

류현진(28·LA 다저스)의 어깨 수술이 확정됐다.

LA 다저스는 21일 류현진의 어깨 수술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류현진은 그동안 염증이 자주 발생하며 괴롭혔던 왼쪽 어깨에 관절경 방식의 수술을 받는다. 수술 날짜는 22일, 다저스 주치의인 닐 엘라트라체가 집도한다.

구단은 류현진의 구체적인 복귀 일정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어깨 수술을 받는 만큼 올시즌 출전은 불가능하다.

다행히 어깨 관절과 관련한 수술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관절경을 통해 류현진의 어깨에 염증을 자주 일으키는 원인을 확인한 뒤 염증 부위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수술이다. 통상적으로 6개월 뒤에는 공을 잡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 시즌 개막 부터 뛸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수술과 재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더 건강한 상태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

수술 부위가 어깨라는 것만으로도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전히 어깨는 현대 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부위 가운데 하나다. 4개 관절로 이뤄진 어깨에는 수많은 근육과 인대, 신경이 모여있어 회복 기간이 길다. 넥센 이지풍 트레이너는 “상하좌우 운동까지 다해야 하는 어깨는 구조도 복잡하고 불안하다. 어깨는 야구공 위에 판이 하나 올려져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근육과 관절을 100% 활용해야 하는 투수들이 어깨 수술을 할 경우 부상 이전 기량을 찾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저리그 단장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투수들의 어깨 수술’이라는 말도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어깨 수술 뒤 성공적으로 복귀한 선수는 커트 실링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부상 상태가 심하지 않은 것이다. ESPN은 “이번 수술은 어깨 통증의 원인을 자세히 확인하고 염증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뭔지 확인해 청소하는 수준의 수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어깨 관절 마모는 ‘슬랩’이라고 불리는데 1~4단계로 나뉜다. 1단계라면 간단한 주변 통증 유발 요소들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수준에서 수술이 끝난다. 회복에 필요한 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없다. LG 양상문 감독은 “근육을 보면 옷에 보풀이 일어나듯 자잘한 상태로 근육이 상한 경우가 있는데 그걸 깨끗이 정리하는 것을 ‘청소한다’고 말한다. 수술도 간단하고 회복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슬랩이 2단계 이상이면 재활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난다. 연골을 봉합하면 회복 기간만 1년이 필요하다. 또 어깨 부상은 유연성이나 근력이 약해서 오는 경우가 많아 복합적으로 회전근개 등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2~3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 재활 전문가는 “MRI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원인을 모르고 수술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의심되는 정황이 아니라면 아무리 관절경 수술이라도 어깨는 쉽지 않다”며 “큰 부상이라면 정밀검사에서 나왔을 것”이라며 희망적으로 해석했다.

김광현(SK)의 어깨 재활을 성공적으로 도운 허재혁 트레이너는 “한국에서는 어깨 수술을 무조건 심각하게 보지만 미국에서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류현진의 어깨가 매년 문제를 일으킨 만큼 원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술법으로 가는 것 같다. 어깨 수술이 위험하긴 하지만 회복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