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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린 정선호, 광저우 헝다 '조준 완료'
- 출처:스포츠조선|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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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이었다.
16일 탄천종합운동장. 84분 간의 0의 행진을 끝낸 것은 성남 미드필더 정선호(26)였다. 울산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바로 앞에 서 있던 김동희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했다. 리턴패스를 받은 정선호는 지체없이 왼발슛을 시도했다. 낮게 골문 쪽으로 깔려온 슈팅에 골키퍼 김승규가 뒤늦게 손을 뻗었으나 이미 골라인을 넘은 뒤였다. 이 골로 성남은 난적 울산을 1대0으로 제압하며 K리그 클래식 8경기 연속 무패(3승5무)를 기록했다.
프로데뷔 3년차인 정선호는 처음부터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동의대 3학년 재학 중이던 2011년 울산현대미포조선에 입단, 이듬해까지 활약한 뒤 2013년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 해에는 단 1경기 출전에 그치며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리그 28경기에 나서 2골-2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날카로운 왼발과 중앙과 측면, 전방 공격까지 수행할 수 있는 멀티 기질을 발휘하며 김철호와 함께 중원을 지켰다. 지난해에는 곽해성 김동희와 함께 성남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 체제로 전환한 올 시즌에도 정선호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월 전남 순천 동계훈련에서 김 감독의 극한 체력훈련을 견뎌냈다. 2번 응급실에 가 3번 수액을 맞을 정도로 고된 훈련이었지만 이를 악 물었다.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을 병행하는 와중에도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동계 훈련을 마친 뒤 몸이 단단해진 느낌이다. 체력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됐다." 든든한 선배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정선호는 국내외를 오가는 동계훈련 기간 김두현(33)과 한방을 썼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두현의 경험은 정선호의 기량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정선호는 "(김두현이) 사소한 질문에도 항상 많은 답을 해주고 진심으로 조언해줘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선호의 눈은 이제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ACL 16강전을 향하고 있다. 탈아시아급 브라질 듀오 엘케손, 굴라트 뿐만 아니라 중국 대표팀의 일원인 정쯔, 황보원, 가오린을 막아내야 한다. 열악한 환경의 시민구단 성남이 중국을 대표하는 클럽인 광저우 헝다와 맞대결할 수 있는 것은 ACL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ACL은 언제 나갈 지 모르는 대회다. 준비하는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정선호의 눈빛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