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시즌 개막 10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4승6패로 5할 승률에 못 미친다. 지난해 개막 10경기에서도 한화의 성적은 4승6패였다. 신생팀 kt가 개막 11연패를 당한 영향으로 순위도 공동 8위에 그치고 있다. 특히 김성근 감독의 ‘하루살이‘ 마운드 운용 전략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승패를 떠나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투수들의 피로 누적. 시즌 초반에는 팀 사정에 따라 마운드 운용을 유동적이거나 타이트하게 가져가기도 한다. 그러나 한화는 10경기 내내 한국시리즈 같은 마운드 운용을 하고 있다. 벌써부터 ‘과부하‘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핵심 투수들의 상황이 그렇다.

▲ 탈보트, 4일 휴식 등판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를 ‘기둥 투수‘라고 표현한다. 개막전 선발로 시작한 탈보트는 12일 롯데전에 예정대로 나오면 3경기 연속 4일 휴식을 하고 선발등판한다. 삼성 시절이었던 2012년 탈보트의 4일 휴식 등판은 3경기밖에 없었다. 물론 삼성과 한화의 팀 사정이 다르지만 탈보트의 경우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거친 투수란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 유창식, 3일 휴식 등판

유창식은 지난 5일 마산 NC전에 선발로 5⅔이닝 78구를 던졌다. 그로부터 3일을 쉬고 9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67구를 던져야 했다. 등판 결정은 유창식 몫이었지만 이 같은 제의는 코칭스태프에서 먼저 나온 것이다. LG전에 강한 상대성을 감안한 조치. 기록에 비해 유창식의 투구 내용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정상적인 운용 범위에서 벗어나는 케이스다.

▲ 권혁, 10경기 중 8경기 등판

한화 불펜의 절대 핵심으로 떠오른 권혁은 한화의 개막 10경기 중 8경기에 등판했다. 10이닝 동안 총 167구를 던졌다. 사흘 연투 1회, 이틀 연투가 2회 있었다. 개막일을 기준으로 14일 중에서 8일을 마운드에 올랐다. 중간에 우천 연기가 2차례 있었지만 그래도 부담이 가는 일정인 것은 사실이다. 10일 사직 롯데전 51구를 포함해 30구 이상 투구가 3경기에 달한다.

▲ 송은범, 선발인가 구원인가

송은범은 지난달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어 3일 마산 NC전을 선발로 던졌으나 2이닝 2실점으로 내려간 뒤 7일 대전 LG전에 구원으로 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첫 승을 올렸다. 이어 11일 롯데전 선발로 예정됐으나 10일 경기에 갑자기 연장 11회 구원으로 투입됐다. 초구에 끝내기 홈런을 맞고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선발 일정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구원 투입은 실패가 됐다.

▲ 안영명, 3연투+하루 휴식 선발

10일 롯데전 송은범 구원 투입의 부담은 승패를 떠나 고스란히 안영명에게 전해졌다. 올 시즌 구원으로 준비한 안영명은 송은범 대신 11일 롯데전 선발로 전격 낙점됐다. 안영명은 지난 7~9일 LG전에 모두 구원으로 나와 총 3이닝 50구를 던졌다. 그로부터 하루를 쉬고 다시 선발로 등판하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에서 선발투수는 첫 번째 투수의 의미가 강하다. 그렇게 되면 또 다시 불펜 구원투수들에게 부담이 전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 하루살이 마운드, 언제까지 가나

김성근 감독은 "우리 야구를 뭐라 뭐라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하루살이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이 팀에서는 내일을 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왜 모양을 갖추려고 하나. 팀 사정에 맞춰서 하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베스트 전력을 완성하지 못한 한화 팀 사정상 시즌 초반 이길 수 있는 경기에 쏟아 부어야 한다는 이유는 충분히 납득된다. 다만 올해부터 144경기 체제가 된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앞으로 남은 134경기 모두 한국시리즈처럼 운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